포스코홀딩스가 핵심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향후 3년간 투하자본이익률(ROIC)을 6~9%로 끌어올리겠다는 내용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프로그램)을 23일 발표했다.그룹의 향후 3년간 매출 증가율 목표로 6~8%를 제시했다. 그룹의 자본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ROIC가 높은 자산과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철강에서는 고성장·고수익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2차전지 소재 사업에서는 제품·공정 기술 혁신에 나서기로 했다.포스코홀딩스는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올해 지분 2%를 소각한 데 이어 2026년까지 매년 지분 2%씩 자사주를 단계적으로 소각하기로 했다. 또 최소 2조3000억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포스코인터내셔널도 이날 밸류업프로그램을 공시했다. 올초 25%로 설정한 주주환원율을 내년부터 50%로 상향 조정하고 중간배당을 신설했다.박종관 기자
“일본에서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정책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13년입니다. 기업 참여가 저조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과를 내는 데까지 10년이 걸렸습니다.”김세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23일 “정쟁으로 국내 밸류업 정책 활성화가 멈춰선 안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와 이화여대 경제학과에서 교수로 24년을 보낸 그는 지난 2일 자본연 신임 원장으로 취임했다. 자본연은 1997년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등이 출자해 탄생한 자본시장 전문 연구기관이다. 박사급 연구원을 이끄는 자리인 만큼 원장은 대체로 교수가 맡는다.김 원장은 자산의 적정 가격 파악과 투자자 움직임을 해석하는 데 집중했다. 그가 상아탑을 벗어나 일선 연구원으로 나온 이유는 국내 자본시장의 체력이 한계에 달했다는 위기감에서다. 김 원장은 “금융 지식으로 무장한 젊은 서학개미들의 탈(脫)한국 속도가 가파르다”며 “‘트럼프2.0’ 시대 관세 인상으로 무역분쟁이 고조되면 국내 증시는 성장 기업에 자금줄을 대고 투자자 자산을 불리는 본연의 기능을 잃을 수도 있다”고 했다.현재의 위기상은 저성장에 시달리던 일본 증시의 10년 전 모습과 비슷하다고 했다. 하지만 일본은 아베노믹스의 일환으로 시작된 밸류업 정책이 오랜 인내 끝에 비로소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기업의 제 가치를 살리자는 밸류업은 특정 정부와 정당의 당리당략에 연연할 정책이 아니다”며 “밸류업 공시 확대를 목적으로 추진되던 법인세 감면, 배당 분리과세 등 세제 인센티브 법안이 최근 국회를 통화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자사주 소각
금융감독원이 5000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수페타시스에 대해 다시 한번 제동을 걸었다.금감원은 지난 11일 이수페타시스가 제출한 유상증자 정정신고서에 대해 재차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정정을 요구한 날로부터 신고 효력은 정지된다.금감원이 정정을 요구한 건 ▲증권신고서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경우 ▲증권신고서 중 중요사항에 관해 거짓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않은 경우 ▲중요사항 기재나 표시 내용이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판단 때문이다.당초 이수페타시스는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한 후 투자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유증을 통해 조달한 자금 중 상당수를 투입하게 될 제이오와의 사업 시너지가 적을 거란 우려 탓이다. 제이오 인수에 대한 시장의 설득을 받지 못하면서 이수페타시스 주가는 제이오 인수 공시 이후 곤두박질쳤다. 1차 정정 공시에서 회사 측이 제이오 인수를 추진하게 된 내역을 밝히며 이수페타시스의 주력 제품인 인쇄회로기판(PCB)과 제이오의 탄소나노튜브(CNT) 사업 연계성 및 시너지가 더 크기에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의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았다.이수페타시스는 지난 2일 금감원 정정 요구에 따라 정정신고서를 제출했지만 논란이 된 5000억원대 유상증자 규모와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자금조달 목적 중 제이오 인수 등에 대한 사안은 변경 없이 그대로 유지했다.향후 이수페타시스는 3개월 이내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