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19일 뉴욕경제포럼 연설 후 대담에서 답변 중인 제롬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현지시간 19일 뉴욕경제포럼 연설 후 대담에서 답변 중인 제롬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시장이 기대하던 비둘기파적인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뉴욕경제클럽 연설에 나선 제롬파월 미 연준 의장이 오히려 높은 물가과 고금리 지속을 시사하면서 금융시장은 또 한 차례 충격을 받았다. 이날 전세계 자산의 벤치마크 기준이 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를 돌파했다.

현지시간 19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5% 내린 3만 3,414.1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0.96% 내린 1만 3,186.17을 기록했다. 다우존스 지수도 0.75% 하락해 3만 3,414.17로 마감했다.

이날 기업 실적을 소화하며 상승세를 보이던 뉴욕증시는 제롬 파월 의장의 연설과 대담을 기점으로 급격한 하락세로 전환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중엔 10년물 국채금리가 4.997%, 장 마감 직전엔 5%를 넘기는 등 불안감이 이어졌다.

● "금리 충분히 높지 않았다"…미 국채 5% 돌파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비둘기와 매를 오가는 발언으로 시장을 흔들었다. 기후행동 시위로 지연된 이날 연설에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지속해 2%로 낮아지려면 일정기간 추세보다 낮은 성장세와 노동시장 냉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이어진 대담에서 "통화 정책은 불확실성과 위험성 등을 감안해 신중하게 하고 있다"면서 "안정적인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과 고용 시장 유지를 위한 목표를 향해 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파월 의장은 "더 강한 성장 지표는 추가적인 긴축을 정당화 할 수 있다"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을 에둘러 언급했다.

이어 "장기 고정금리 모기지를 이용하는 주택 소유주들의 부담이 있고, 내구재 소비자들도 부담을 갖고 있다"면서도 "일반적인 항목들의 강력한 수요를 감안하면 금리가 그동안 충분히 오랫동안 높지 않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전날 30년물 모기지 대출금리가 8.0%를 기록한 것을 의식한 발언이지만 'Higher for longer'로 회자되는 고금리 지속을 시사하면서 시장에 부담을 안겼다.

파월 의장 발언 이후 이날 30년물 국채금리도 장중 12.6bp오른 5.12%, 독일 10년물 분트는 0.8bp 오른 2.935%, 영국 길트는 2.4bp 상승한 4.70%까지 치솟았다.
(테슬라 컨퍼런스콜 직후 X(트위터)로 비판한 댄 아이브스
(테슬라 컨퍼런스콜 직후 X(트위터)로 비판한 댄 아이브스
● 테슬라 옹호론자도 돌아섰다…"작은 재앙"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테슬라는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공개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의 발언과 애널리스트들의 혹평 속에 10% 가까운 낙폭을 그렸다.

테슬라는 전날 지난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액 233억 5천만달러, 주당 순익 0.66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41억 1천만 달러와 0.73달러를 각각 밑도는 성적이다.

이에 대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11월 30일 첫 배송을 앞둔 사이버 트럭 생산의 어려움 언급하며 "12~18개월간 긍정적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없다"고 공개했다.

또 "기대치를 낮추고 싶었다"면서 새로운 차량 양산과정의 어려움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테슬라 예찬론자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개리 블랙 더 퓨처펀드 파트너는 X를 통해 "매크로에 대한 변명이 많았고, 새로운 CFO는 확신이 없어보였다"며 아쉬움을 밝혔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말하자면 '작은 재난'이라 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신중하게 머스크의 말을 들었고, 금리인상과 FSD, 사이버트럭 생산의 어려움 등에 초점을 두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런 우려 속에 이날 테슬라는 9.3% 내린 220.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파월 발언 따라 치솟았다…뉴욕증시 흔든 국채 급등 [글로벌마켓 A/S]
● 시장 기대 웃돈 TSMC…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 '솔솔'

반도체 핵심기업인 TSMC는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과 함께 상승세를 그렸다. TSMC는 3분기 매출액 5,467억 대만달러, 영업이익은 2,110억 대만달러로 각각 예상치 5,400억과 1,904억 달러를 넘어섰다.

제품군별로 고가의 3㎚,5㎚급 출하량이 43%를 차지했고, 고성능 컴퓨터인 HPC,스마트폰에 전체 제품의 81%를 공급했다. 이는 인공지능 열풍으로 인한 엔비디아 등 GPU 생산과 아이폰15 출시를 앞둔 애플의 물량이 증가한 덕분이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는 "미국 연방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다"며 "2025년 하반기 2㎚ 공정을 양산하겠다"고 자신했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이날 미국 증시 예탹증서로 상장한 TSMC 주가는 3.69% 오른 주당 92.91달러로 마감했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이란 주도의 원유 수출 통제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배럴당 2.28% 오른 90.33달러, 브렌트유는 1.93% 상승한 93.27달러를 기록했다. 안전자산인 금값은 온스당 0.92% 올라 1,986.40달러로 마감했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