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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이 또다시 이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을 검토하고 있고, 이란이 뒤를 봐주는 헤즈볼라는 북쪽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할 기세다. 이 혼란 속에 러시아와 중국이 어떻게 움직일지도 관건이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최근 출간된 <최소한의 중동 수업>은 이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이 썼다. 이번 사태까지 다루지는 않지만, 중동의 지정학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최신 정보를 담았다.
"전쟁은 이란에만 좋은 일"…중동국들은 정말 팔레스타인 지지할까
이슬람 국가들은 단합이 잘 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번 사태만 해도 그렇다. 하마스가 먼저 잔혹한 공격을 했지만, 많은 중동 국가가 이스라엘보다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저자는 “최근 중동 이슬람 세계의 핵심 갈등은 이슬람 문명권 내의 수니파와 시아파의 대립”이라고 말한다. 시아파가 다수인 이란의 팽창주의에 맞서고자 2020년 수니파 아랍 국가와 유대 국가인 이스라엘이 아브라함 협정을 맺고 전략적 연대에 나섰다.

저자는 “그동안 이스라엘과 다른 중동 이슬람 세계는 물과 기름 같은, 절대로 화합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며 “하지만 오늘날의 중동은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무조건적인 대립의 자세를 버리고 실리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은 이런 구도를 깨뜨리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그래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아랍 국가 역시 하마스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중동에서 혼란을 키우는 건 이란에 좋은 일 시키는 것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책은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청년층이 개인주의와 민주주의를 점차 더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고도 전한다. 중동 정세의 격변을 이해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