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인류가 망하면 지구도 사라질까…'아더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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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란 산책의 부산물"…'걷기의 즐거움'
얽히고설킨 중동문제…'최소한의 중동 수업' ▲ 아더랜드 = 토머스 할리데이 지음. 김보영 옮김.
45억년 지구사에서 생물의 대멸종은 5차례 있었다.
인류는 마지막 대멸종이 끝난 후에야 등장했다.
무주공산 상태에서 진화한 셈이다.
소소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인류가 생태계 조정자 위치를 점한 건 긴 지구의 역사에 견줘 찰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찰나의 왕좌마저도 위태로운 상태다.
산업혁명 후 촉발된 기후 위기가 여섯 번째 대멸종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극지방과 고산지대 영구동토층은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
히말라야 빙하가 모두 녹으면 강둑을 따라 거주하는 7억명에게는 피할 수 없는 재앙이 닥친다.
또한 해수면 상승에 따라 만조 수위선 기준 10m 높이도 안 되는 지역에 사는 10억명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한다.
온난화는 산호초에도 재앙이다.
이 속도라면 21세기가 끝나기 전 산호초는 모두 멸종한다.
지구사에서 불문율이 있다면 '잃어버린 것은 되찾을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지구는 정말 인간과 함께 파멸의 길로 들어설까.
영국 국립자연사박물관의 연구원이자 고생물학자인 저자는 2만년 전 플라이스토세부터 5억5천만년 전 에디아카라기까지 총 16개의 지질시대를 살펴보면서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지구의 긴 역사에서 사라진 종(種)을 늘 다른 누군가가 대체해 왔다는 점에서다.
지구는 벌써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다.
쥐라기가 한창일 때 생물초(生物礁·군체 생물의 유해로 된, 큰 퇴적암 구조)를 이뤘던 유리해면이 산호초를 대신해 다시 생물초를 건설 중이다.
급증한 플라스틱 폐기물만 먹으며 살아가는 미생물도 나왔다.
저자는 지구에 더 이상 인간이 살 수 없게 되더라도 분명 인간이 사라진 자리에는 다른 종이 번영의 씨앗을 심을 것이라고 말한다.
쌤앤파커스. 520쪽. ▲ 걷기의 즐거움 = 수지 크립스 엮음. 윤교찬·조애리 옮김.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걷기를 좋아했다.
그는 걷기를 잘하는 사람을 한두 명밖에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산책자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는 것"이라는 주관을 지니고 있었다.
걷기의 기술에 통달하려면 아이러니하게도 게을러야 한다.
다시 말해 '어슬렁거리는'(Sauntering) 재능이 있어야 한다.
이 단어의 어원은 중세 성지 순례에서 나왔다.
성지순례 중인 척하면서 떠돌며 구걸하는 사람을 보며 아이들이 "저기 성지순례자(Sainte-Terrer)가 가네"라고 소리쳤다.
그래서 성지순례자, 즉 산책자(Saunterer)라는 말이 생겼다고 소로는 설명한다.
소로는 적어도 하루 4시간은 걸어야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영국 낭만파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는 일평생 28만㎞를 걸었다.
지구 일곱 바퀴 정도 거리다.
문학자이자 버지니아 울프의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은 "글쓰기란 산책의 부산물"이라고 말할 정도로 걷기 애호가였다.
상당수 문인이 걷기에 몰두했다.
제인 오스틴, 버지니아 울프, 샬럿 브론테, 찰스 디킨스, 장 자크 루소, 조지 엘리엇 등 다양하다.
책은 20명의 세계적 문호가 산책에 관해 쓴 이야기를 묶었다.
책에는 자기만의 속도로 인생을 사유하는 방법이 담겼다.
인플루엔셜. 272쪽. ▲ 최소한의 중동 수업 = 장지향 지음.
중동에는 20개국이 있고 이들 나라에 아랍, 튀르크, 페르시아, 유대, 쿠르드 민족이 이슬람교, 기독교, 유대교를 믿으며 산다.
좁은 지역에 다양한 민족과 국가가 얽혀 있는 데다가 제국주의가 남긴 상흔이 깊다 보니 국가 간 갈등이 만만치 않다.
오랫동안 공방을 벌이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최근 전쟁 속으로 다시 빠져들었고, 시아파 종주국 이란이 팽창 정책을 추진하면서 인근 수니파 국가들이 긴장모드에 돌입했다.
이런 가운데 중동 내에서 미국의 전초 기지 역할을 하던 사우디아라비아는 다각적인 외교를 시도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 종동센터장인 저자가 복잡다단한 중동 문제를 차분하게 설명해 나간다.
시공사. 300쪽.
/연합뉴스
얽히고설킨 중동문제…'최소한의 중동 수업' ▲ 아더랜드 = 토머스 할리데이 지음. 김보영 옮김.
45억년 지구사에서 생물의 대멸종은 5차례 있었다.
인류는 마지막 대멸종이 끝난 후에야 등장했다.
무주공산 상태에서 진화한 셈이다.
소소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인류가 생태계 조정자 위치를 점한 건 긴 지구의 역사에 견줘 찰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찰나의 왕좌마저도 위태로운 상태다.
산업혁명 후 촉발된 기후 위기가 여섯 번째 대멸종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극지방과 고산지대 영구동토층은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
히말라야 빙하가 모두 녹으면 강둑을 따라 거주하는 7억명에게는 피할 수 없는 재앙이 닥친다.
또한 해수면 상승에 따라 만조 수위선 기준 10m 높이도 안 되는 지역에 사는 10억명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한다.
온난화는 산호초에도 재앙이다.
이 속도라면 21세기가 끝나기 전 산호초는 모두 멸종한다.
지구사에서 불문율이 있다면 '잃어버린 것은 되찾을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지구는 정말 인간과 함께 파멸의 길로 들어설까.
영국 국립자연사박물관의 연구원이자 고생물학자인 저자는 2만년 전 플라이스토세부터 5억5천만년 전 에디아카라기까지 총 16개의 지질시대를 살펴보면서 그렇지 않다고 단언한다.
지구의 긴 역사에서 사라진 종(種)을 늘 다른 누군가가 대체해 왔다는 점에서다.
지구는 벌써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다.
쥐라기가 한창일 때 생물초(生物礁·군체 생물의 유해로 된, 큰 퇴적암 구조)를 이뤘던 유리해면이 산호초를 대신해 다시 생물초를 건설 중이다.
급증한 플라스틱 폐기물만 먹으며 살아가는 미생물도 나왔다.
저자는 지구에 더 이상 인간이 살 수 없게 되더라도 분명 인간이 사라진 자리에는 다른 종이 번영의 씨앗을 심을 것이라고 말한다.
쌤앤파커스. 520쪽. ▲ 걷기의 즐거움 = 수지 크립스 엮음. 윤교찬·조애리 옮김.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걷기를 좋아했다.
그는 걷기를 잘하는 사람을 한두 명밖에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산책자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는 것"이라는 주관을 지니고 있었다.
걷기의 기술에 통달하려면 아이러니하게도 게을러야 한다.
다시 말해 '어슬렁거리는'(Sauntering) 재능이 있어야 한다.
이 단어의 어원은 중세 성지 순례에서 나왔다.
성지순례 중인 척하면서 떠돌며 구걸하는 사람을 보며 아이들이 "저기 성지순례자(Sainte-Terrer)가 가네"라고 소리쳤다.
그래서 성지순례자, 즉 산책자(Saunterer)라는 말이 생겼다고 소로는 설명한다.
소로는 적어도 하루 4시간은 걸어야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영국 낭만파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는 일평생 28만㎞를 걸었다.
지구 일곱 바퀴 정도 거리다.
문학자이자 버지니아 울프의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은 "글쓰기란 산책의 부산물"이라고 말할 정도로 걷기 애호가였다.
상당수 문인이 걷기에 몰두했다.
제인 오스틴, 버지니아 울프, 샬럿 브론테, 찰스 디킨스, 장 자크 루소, 조지 엘리엇 등 다양하다.
책은 20명의 세계적 문호가 산책에 관해 쓴 이야기를 묶었다.
책에는 자기만의 속도로 인생을 사유하는 방법이 담겼다.
인플루엔셜. 272쪽. ▲ 최소한의 중동 수업 = 장지향 지음.
중동에는 20개국이 있고 이들 나라에 아랍, 튀르크, 페르시아, 유대, 쿠르드 민족이 이슬람교, 기독교, 유대교를 믿으며 산다.
좁은 지역에 다양한 민족과 국가가 얽혀 있는 데다가 제국주의가 남긴 상흔이 깊다 보니 국가 간 갈등이 만만치 않다.
오랫동안 공방을 벌이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최근 전쟁 속으로 다시 빠져들었고, 시아파 종주국 이란이 팽창 정책을 추진하면서 인근 수니파 국가들이 긴장모드에 돌입했다.
이런 가운데 중동 내에서 미국의 전초 기지 역할을 하던 사우디아라비아는 다각적인 외교를 시도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 종동센터장인 저자가 복잡다단한 중동 문제를 차분하게 설명해 나간다.
시공사. 300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