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자치경찰, 제도 정상화 시급"…인천서 토론회
정부의 국정과제인 자치경찰권 강화를 실현하려면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을 완전히 분리하는 '이원화' 모델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병록 인천자치경찰위원장은 20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현행 자치경찰제는 시민 생활과 밀접한 자치경찰사무는 자치사무로 구분해 시·도에 이관했지만, 업무는 기존 경찰조직과 인력이 그대로 수행하고 있어 운영상 한계가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자치경찰사무를 국가경찰이 수행하는 지금의 비정상적인 자치경찰제를 하루빨리 정상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법률의 이원화, 경찰조직의 이원화, 자치경찰 사무개념의 명확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행 자지경찰제는 경찰사무를 국가경찰과 자치경찰로 나누되 국가경찰이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의 지휘를 받아 자치경찰 사무를 수행하는 일원화 모델로, '무늬만 자치경찰'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토론자로 나선 황문규 중부대 교수는 "현 정부가 자치경찰권 강화를 국정과제로 정한 것은 지방자치권의 일환으로 자치경찰권을 인식한다는 의미"라며 "자치경찰권을 지방정부의 고유한 권한으로 인식한다는 것은 자치경찰제의 이원화를 전제로 하지 않고서는 인정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자치경찰 이원화 모델을 위한 필요조건으로 국가경찰사무와 구분되는 독자적인 자치경찰 사무 명시, 형사법상 초동조치권 부여, 독자적 자치경찰 조직 설치, 가칭 자치경찰법 제정 등을 꼽았다.

강소영 건국대 교수는 "현행 자치경찰제가 지역맞춤형 치안서비스 제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보다 나은 주민서비스를 위해 제도 개선과 관계기관 사이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토론회는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와 전국시도자치경찰위원장협의회가 공동 개최했다.

이들 협의회는 앞으로 일선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자치경찰제 개선 모델을 마련해 정부와 국회에 건의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