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가자지구서 숨진 언론인, 2001년 이후 사망자수보다 많아
"현지 언론인들, 취재활동 넘어 생존 걱정"
[이·팔 전쟁] 전쟁통에 언론인 피해도 속출…최소 21명 사망
2주째로 접어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지금까지 언론인 최소 21명이 숨졌다고 미국 CNN 방송, 영국 일간 가디언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언론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이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된 뒤 이날까지 팔레스타인인, 이스라엘인, 레바논인 언론인이 각각 17명, 3명, 1명 사망했다고 밝혔다.

다친 언론인은 8명, 실종 및 구금된 것으로 보고된 언론인은 총 3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국적은 전해지지 않았다.

특히 하마스가 실질적으로 통치하며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고 있는 가자지구에서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다.

이곳에서 지난 2주간 숨진 언론인은 2001년 이후 이곳에서 사망한 총 언론인 수보다 많았다.

이 가운데 현지 '알캄사' 뉴스 편집장을 비롯한 언론인 3명은 지난 9일 가자지구 리말에서 언론 매체 여러 곳이 모여 있는 구역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았을 때 숨졌다고 CPJ는 전했다.

그 전날에는 프리랜서 언론인 1명이 가자지구 남부 주거 지역이 폭격 당했을 때 가족 9명과 함께 사망했다.

팔레스타인 언론인 활동을 지원하는 단체 '팔레스타인 미디어 연합'의 여성 언론인 위원회 살람 메마 위원장도 가자지구 북부 폭격에 숨진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또 13일 레바논 남부에서는 이스라엘군 측 공격으로 현장 취재하던 로이터 통신 기자 1명이 숨지고 AFP 통신 기자 2명,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 기자 2명 등 6명이 다치기도 했다.

CPJ가 언론인 피해와 관련한 추가 조사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이런 수치는 향후 더 늘어날 수 있다.

CPJ는 "언론인은 위기 상황에서 중요한 일을 하는 민간인이며 전쟁 당사자의 표적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지역 언론인들은 가슴 아픈 분쟁을 취재하기 위해 큰 희생을 치르고 있다"면서 "모든 (전쟁) 당사자는 이들 안전 보장을 위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팔 전쟁] 전쟁통에 언론인 피해도 속출…최소 21명 사망
AP 통신도 가자지구의 언론인들이 취재·보도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동시에 생존의 문제와도 싸우고 있다고 전했다.

줄리 페이스 AP통신 수석 편집장 겸 선임 부사장은 "현재 가자지구에서 일하는 건 극히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우리 직원들은 취재하는 동시에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걱정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개전 이후 언론인들이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사이를 출입할 수 있던 유일한 통행로인 에레즈 통로가 폐쇄된 이후 AP·로이터·AFP 통신과 영국 BBC 방송, 아랍권 알자지라 방송 등 소수의 매체만 가자지구 내 사무실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마저도 전력 공급이 끊기고 안전을 보장할 수 없게 되면서 사무실을 닫고 더 안전한 지역을 찾아 떠나야 했다.

미 CNN 방송의 프로듀서 이브라힘 다흐만은 아내, 어린 두 아들과 함께 대피하는 과정을 직접 찍어 알렸다.

가자지구에서 나고 자란 그는 "강한 두려움을 느낀다"며 "나 자신과 가족들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AFP 소속 글로벌 뉴스 디렉터 필 체트윈드는 오랜 분쟁 지역인 이곳에서 살아온 언론인들이 위험한 상황에 익숙하지만 이번에는 예전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