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하마스와 달라야
도덕적 명확성은 위기 상황에서 더욱 중요하다. 어떤 역사도, 서사도, 불의도 고의적인 민간인 학살의 변명이 될 수 없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살해한 이스라엘인들은 무고한 민간인일 뿐이다. 이들은 하마스의 통제되지 않는 분노와 왜곡된 이념에 희생됐다.

하마스 최고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야는 죽음과 파괴를 불러온 하마스 대원을 경건한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다. 민간인 학살을 경건한 행위로 여기는 이념 체계는 신뢰받을 수 없다.

도덕적 명확성은 법에 기반한다. 민간인을 고의로 표적으로 삼는 행위는 국제법과 전쟁법 위반이다. 민간인의 공포를 자극하기 위한 폭력도 국제법상 금지 사항이다. 민간인을 인질로 납치하는 행위도 국제법 위반이다. 최근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하마스는 이 세 가지 행위를 모두 저질렀다.

민간인 공격해 국제법 어긴 하마스

유엔헌장 제51조는 유엔 회원국이 무력 공격을 당했을 때 개별적 또는 집단적 자위권을 인정한다. 이스라엘은 법과 도덕에 따라 하마스에 대응할 권리가 있다. 유감스럽게도 이스라엘의 대응은 초기부터 문제가 있었다. 가자지구에 식량과 수도·전기를 차단해 전면 봉쇄한다는 발표가 대응의 시작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를 국제법 위반으로 간주하고 있고, 지속될 경우 인도주의적 재앙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한다. 가자지구 병원에 의료품과 전기를 공급하지 않는 건 비인도적이고, 국제 여론 악화로 이어진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압박했고, 이스라엘은 물 공급을 시작으로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이스라엘의 군사적 대응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곧 전면적인 지상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상당하다. 이스라엘의 목표는 하마스의 완전 해체다. 이를 달성하려면 이스라엘은 하마스 대원 전부를 사살하거나 인질로 잡고, 본부와 장비 지하터널 등 테러를 일으킬 수 있는 기반 시설까지 장악해야 한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동안 하마스는 민간인 거주지 부근에 로켓 공격 등을 위한 기반 시설을 세웠다. 이 때문에 하마스에 대응할 때 이스라엘은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제한적인 반쪽짜리 공격을 하거나, 전면전을 펼쳐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을 일으키는 책임을 지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이용하고 있는데, 국제법상 금지된 행위다.

가자지구 피해는 이스라엘에 역풍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통제로 시작해 중동 지역의 평화로 나아가는 장기적 목표를 갖고 하마스와의 전쟁을 수행해야 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 논의를 중단했다고 알려졌는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피해를 일으킨다면 사태가 끝난 후에도 관련 협상 재개는 힘들 것이다. 아직은 이스라엘 민간인을 학살한 하마스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만,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민간인이 대거 사망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어려운 시기를 맞은 이스라엘은 신중하게, 미래를 고려하며 자위권을 행사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Israel Must Follow the Laws Hamas Violates’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