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왼쪽 다섯 번째)와 핏 포타라믹 태국 자스민그룹 회장(네 번째)이 19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사업 협력을 논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KT 제공
김영섭 KT 대표(왼쪽 다섯 번째)와 핏 포타라믹 태국 자스민그룹 회장(네 번째)이 19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사업 협력을 논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KT 제공
KT가 초거대 인공지능(AI)을 태국에 수출한다. 국내 기업이 만든 초거대 AI가 해외에 진출하는 첫 사례다.

KT는 지난 19일 태국 정보통신기업인 자스민그룹과 함께 ‘태국 전용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공동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22일 발표했다. KT가 개발한 초거대 AI ‘믿음’을 뼈대로 태국어에 특화된 LLM을 완성하는 게 목표다. 이렇게 만든 일명 ‘타이 LLM’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날 논의는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이뤄졌다. 방한한 핏 포타라믹 태국 자스민그룹 회장이 김영섭 KT 대표와 만나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논의했다.

양사는 타이 LLM 구축 목표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정했다. 이후 동남아시아 전용 LLM 사업 모델을 공동 발굴해 라오스,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공동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KT는 LLM 구축에 필요한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자스민그룹은 동남아시아 시장 분석과 LLM 모델 개발의 기반이 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팜’ 구축에 집중하기로 했다. 동남아시아 AI 규제에 대응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한다.

KT 관계자는 “디지털 자주권 확보, 이른바 ‘소버린 AI’를 뚫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볼 수 있다”며 “국산 초거대 AI가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버린 AI는 비영어권 국가들이 영어권 빅테크에 종속되지 않는 자체 AI 확보로 디지털 자주권을 지키는 것을 말한다. 네이버도 지난 8월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면서 소버린 AI로 글로벌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양사가 동남아시아 AI 시장에 공동 진출해 많은 성과를 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T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믿음에 대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믿음은 이달 말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생성 AI 시장은 2030년까지 76억달러(약 10조2828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