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정보기술(IT) 계열사 DB아이엔씨(DB Inc.)가 DB메탈 흡수합병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20일 공시했다. 회사 측은 이날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합병 목적에 대한 시장의 오해와 일부 주주의 우려 등을 감안해 합병을 철회하기로 했다”며 “합병 계약을 해제하고 향후 예정된 모든 합병에 대한 사항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DB아이엔씨는 지난 8월 16일 이사회에서 DB메탈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의했다. 이 안건을 오는 12월 임시 주주총회에 올릴 예정이었다.

합금철 분야 국내 1위인 DB메탈을 합병해 IT·무역·합금철·건설·브랜드 등 5개 사업 부문을 갖춘 복합 기업으로 새롭게 출발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선 이번 합병을 두고 ‘DB아이엔씨가 자산을 늘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전환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지주사로 전환되면 상장 자회사 지분 30% 이상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DB아이엔씨는 DB하이텍의 지분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4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해진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