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에게 살해지시 내린 정황…現 총리와도 '연결고리' 파장 커지나
2021년 아이티 대통령 암살 핵심용의자 체포…"전직 공무원"
2년 전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의 대통령 암살을 용병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핵심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20일(현지시간) 아이티 일간지 '아이티안타임스'에 따르면 아이티 경찰은 전날 수도 포르토프랭스 인근 페티옹빌에서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살해 사건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혐의를 받는 조셉 펠릭스 바디오(60)를 붙잡았다.

바디오는 외국 용병들에게 2021년 당시 아이티 대통령 암살 명령을 내렸다는 혐의를 받는 인물이다.

앞서 2021년 7월 7일 모이즈 당시 아이티 대통령은 포르토프랭스 자신의 사저에 침입한 콜롬비아 전직 군인 등 용병의 총에 맞아 숨졌다.

당시 용병들을 비롯해 존 조엘 조제스 전 상원의원과 무기 구입비 등을 제공한 사업가 등이 줄줄이 붙잡혔다.

암살 모의가 주로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진행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10여명은 미국에서 재판받았거나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 검찰은 아이티와 플로리다의 공모자들이 용병을 고용해 모이즈 대통령을 제거하고 후임 행정부와의 계약을 통해 이득을 취하려는 광범위한 음모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현지 매체는 바디오가 아이티 법무부에서 일하다가 대통령 암살 사건 몇 주 전 윤리 위반 문제로 해고된 전력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통화 기록 조회 결과 모이즈 대통령 암살 전후로 바디오와 아리엘 앙리 현 아이티 총리가 통화한 흔적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현지에서도 앙리 총리의 사건 연루 의혹이 불거졌던 적이 있어서, 바디오를 상대로 이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관련 의혹이 일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사건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수년간 치안 불안 사태를 겪던 아이티는 대통령 암살 이후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다.

행정부는 '식물 정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입법부 역시 의원들 임기 종료로 해산됐다.

그 사이 갱단은 주요 인프라 시설을 점거하거나 거리를 활보하며 살인·납치·갈취 등을 일삼고 있다.

고국을 등지는 아이티 주민들의 숫자가 급격히 불어난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지난 2일 아프리카 케냐 주도의 다국적 안보 임무를 승인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케냐는 아직 구체적인 경찰 배치 시기에 대해선 확정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