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사진=김병언 기자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사진=김병언 기자
이번주(23~27일) 국내 증시는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하겠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 충격에 그칠 것이라며 조정 시 매수 대응을 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 지수는 2380~2480선 범위 내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코스피는 미국 긴축 장기화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 가운데 7개월 만에 2400선 아래로 주저 앉았다. 이날 종가는 전장보다 40.8포인트(1.69%) 하락한 2375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이 1749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140억원, 635억원 순매수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를 돌파했다는 소식에 따른 금리 부담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86% 내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26%, 1.53% 밀렸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는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을 언더슈팅시킬 수 있는 변수다. 다만 9월 FOMC 이후 Fed 위원들의 발언 강도가 누그러지고 있다는 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의 국제전 확산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인한 주가지수 추가 조정은 하락 추세로의 전환이라기보다는 패닉 셀링에 의한 단기 언더슈팅일 가능성이 높다"며 "조정 시 매수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로 인한 사망자 수는 5000명을 넘어섰다. 이는 이스라엘-레스타인간의 유혈사태 중 역대 가장 많은 사망자 수다. 이전 최대치는 2014년 가자 지구 분쟁(약 2200명 사망)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방문도 큰 성과 없이 종료됐다. 당초 요르단 국왕,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이집트 대통령과의 4자 회담이 예정돼 있었으나 가자지구 병원 폭발 사건으로 인해 취소됐다. 오히려 바이든의 이스라엘 지지 선언으로 아랍 국가들의 반이스라엘·반미 감정이 확대됐다.

중동 사태의 리스크는 고조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위험자산 회피심리를 키울 가능성으로 작용한다. 다만 중동 국가들의 실리적 이해관계를 감안했을 때 국제전 양상으로의 확전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판단된다. 참고로 과거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전쟁은 7~45일 정도의 기간 동안 진행 후 휴전했다. 22일 기준 16일 경과한 상황이다.

연말 미국 쇼핑시즌과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은 코스피 상승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미국 컨설팅회사인 딜로이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2023년 연말 쇼핑시즌에 평균 1652달러를 지출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4% 증가한 수치이며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1496달러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이다. 4분기 미국 재고재축적 사이클과 이에 힘입은 한국 수출 개선 기대를 높이고 있다.

대만의 IT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디램(DRAM), 낸드(NAND) 플래시 반도체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램 평균판매단가(ASP)는 3분기에 전분기 대비 0~5% 하락했으나 4분기에 3~8%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낸드 플래시 ASP는 3분기에 전분기 대비 5~10% 하락했으나 4분기에 8~13%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공급사들의 감산 효과와 재고 소진이 맞물려 가격이 조금씩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했을 때 증권가에서는 이번주 관심업종으로 반도체, 자동차, 은행, 정유, 항공우주/방산 등을 제시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