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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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엄마가 내 남편이랑 같이 있어서 연락이 안 되는 거 같은데, 그거 불륜인 거 알고 있지?"

자기 남편이 아들 친구의 엄마와 불륜이라고 의심해 미성년자에게 모친의 불륜을 지속해서 암시한 여성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이경선 판사는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로 약식명령을 받고 불복해 재판을 제기한 50대 주부 A씨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1월 30일 오후 1시 47분쯤 자기 아들 친구인 피해자 B양(15)에게 연락해 "너희 엄마가 불륜인 거 같다"는 취지로 말했다. 10분 뒤에 또다시 "네 친구 아빠가 집에 안 들어온다"며 "너희 엄마 이혼했다며, 둘이 같이 있어서 연락 안 되는 거 같은데 빨리 네 엄마한테 전화해 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양은 A씨로부터 약 15분간 세 차례 친모의 이혼, 불륜설 등을 접하고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이 사건 이후 엄마에 대한 신뢰가 깨지고 한동안 대화를 거부하는 등 모녀 사이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당시 피해 아동에게 보인 태도, 행위 정도나 행위에 대한 피해 아동의 반응 및 행위 전후 피해 아동 상태 변화 등을 종합 고려해 정서적 학대 행위가 인정된다"며 "정서적 아동학대 행위 고의는 자기 행위로 인해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 저해 결과가 발생할 위험 또는 가능성이 미필적으로 인식하면 인정된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피해 아동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피고인은 피해 아동 모친에게 책임을 회피하고 있으며 피고인이 피해 아동의 집을 찾아가 불안을 조장한 점 등은 양형에 불리하게 적용됐다"고 덧붙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