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파트 주차장은 늘 부족할까…넉넉한 곳 따로 있다던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현실적으로 '법정주차대수' 넘기 어려워
택지지구·도시개발구역 등 사업자 따라 여유있게 나오기도
택지지구·도시개발구역 등 사업자 따라 여유있게 나오기도

올해 수도권에서 입주한 A아파트. 입주초기에 다소 헐렁했던 주차관리를 강화하면서, 1가구당 추가되는 차량에 대해 관리비를 추가 부담 여부를 두고 입주민들의 단체 채팅방이 뜨거워졌다. A아파트는 법정 주차대수만큼 1가구당 1.2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한 아파트였다. 입주초기에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입주가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늦은 밤 주차가 어려운 경우가 발생했다. 추가차량을 등록하면 월 1만원씩 관리비를 부과하겠다고 공지했지만, 1대 있는 가구들이 불만을 표출하면서 의견들이 분분한 상태다.
ADVERTISEMENT
낡은 아파트는 말할 것도 없다. 이중·삼중 주차가 가능하더라도 일단 주차라인에 들어간 차를 빼는 건 쉽지 않다.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의 지상주차장은 아침저녁으로 '미는 게 일상'이 풍경인 이유다. 비나 눈이 오는 궂은 날씨에는 차를 빼는 걸 아예 포기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전기차 충전공간까지 추가되면서 오래된 아파트의 주차공간은 더 줄어든 상태다.
주차문제가 심각한 건 통계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실제 부동산R114가 K-apt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을 통해 관리비 공개 의무 단지 기본정보에 등록된 단지를 분석한 결과, 임대를 제외한 분양아파트의 세대당 주차대수는 1.10대로 집계됐다. 연식별로 살펴봐도 30년 초과는 0.68대, 21∼30년 이하 0.99대, 11∼20년 이하 1.30대, 6∼10년 이하 1.23대, 심지어 5년 이하 새아파트도 1.28대에 불과했다.

ADVERTISEMENT
시장과 업계에서는 넉넉한 주차공간이 나오려면 '사업지'의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도심 재개발에서는 특히 여유 있는 주차공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재개발 아파트는 사업특징상 전용면적 59㎡ 미만의 소형면적들이 대거 분포될 수 밖에 없다. 소형면적의 가구수는 늘어나는 반면, 주차공간을 맘껏 늘리지 못하다보니 입주 이후에는 갈등의 소지가 되기도 한다. 제아무리 소형이라도 차량 한 대씩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건축 또한 조합원들이 대부분 입주민이 되는 강남지역의 재건축이 아닌 이상은 대부분 '법정주차대수' 정도만 유지하길 바라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최근 법정주차대수를 넘어 비교적 넉넉한 주차대수가 공급되는 아파트는 '택지지구'나 '도시개발사업' 등 의지가 있는 사업자가 있는 곳에 기대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ADVERTISEMENT
GS건설이 경기 이천시 증포 도시개발구역에서 공급하는 '이천자이 더 리체'는 가구당 약 1.6대의 주차공간이 공급된다. 여기에 전체 35% 이상을 확장형 주차공간으로 조성한다. 전용면적 84~120㎡의 558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아파트다. 분양 관계자는 "단지가 중대형으로만 구성된 아파트다보니 공간을 여유롭게 조성하게 됐다"며 "약 1.6대의 주차공간은 최근 공급되는 일반 아파트 가운데서도 주차공간이 많은 편에 속하는 만큼 입주민들의 불편함이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