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부동산 시장, '전월세'에 달렸다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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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전셋값 오르면 다시 매매가 상승 가능성 있어"
"전셋값 오르면 다시 매매가 상승 가능성 있어"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언론과 방송에서는 벌써부터 2024년 부동산시장에 대한 전망을 합니다. 부정적인 요인으로는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적어지고 경기상황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주택 신규공급이 절벽인 상황이고 분양가는 떨어지기가 힘듭니다. 여기에 더해 내년은 국회의원 선거도 있으니 내 집 마련을 원하는 분들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집니다.
복합적인 특성을 가진 부동산이란 상품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를 살펴야 합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변수를 살피는 것 또한 소음(noise)을 신호(signal)로 받아들일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신호는 가끔 소음에 묻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복잡할 때는 최대한 단순화시켜서 시장을 살피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2024년 부동산시장을 예측하는데 딱 하나의 변수만을 들라고 한다면 전세(월세) 가격을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2023년은 반등의 시기였습니다. 반등의 시점은 예상보다 빨랐습니다. 전국은 7월초부터 플러스로 돌아섰고 서울은 5월22일부터 이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0.03%를 기록했습니다. 누계기준으로는 아직 전국(-5.18%)과 서울(-2.63%) 모두 하락 중이지만 상승폭은 조금씩 늘어나는 중입니다. 그나마 강남3구 지역은 누계기준으로도 상승세로 돌아섰다는데 위안을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택가격은 계단식 상승이 일반적이어서 당분간 그동안 늘어왔던 상승폭이 다시 줄어들 수 있으며,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호가 차이도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럼 앞으로의 주택시장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까요? 아파트 공급은 절벽 상태이고 분양가격은 계속 올라가는 중입니다. 내년 분양가격 또한 떨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습니다. 자재뿐만 아니라 인건비 또한 계속 오르기 때문입니다.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호가 차이는 전세가격과 서울 외곽의 주택가격이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서울의 주거선호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반등했습니다. 그 기조는 여전합니다. 그동안 소외받았던 서울 외곽의 주택가격 또한 강한 반등의 기미가 보인다면 반등을 넘어선 본격적인 상승이 가능할 겁니다. 또다른 변수는 전세가격입니다. 매매가격이 하락하는데 가장 큰 공신이었던 전세가격이 빠르게 회복된다면 다시 매매가격이 하락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조심스럽지만 내년에는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보다 전세가격 상승률이 높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미 올해 9월부터 전세가격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을 추월했습니다. 10월9일 기준으로 발표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서도 지방을 제외하고는 전국(0.09% vs 0.08%), 수도권(0.17% vs 0.09%) 모두 전세가격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전세가격의 상승률이 더 높은 이유는 매매가격은 매도자와 매수자간 호가차이가 벌어져 거래가 부진한 반면 그동안 월세로 전환됐던 전세수요가 다시 돌아오고 있는 점 등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전세보증금 미반환의 문제점으로 인해 아파트 전세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점 또한 이주수요 증가에 따른 전세매물 부족을 초래할 듯합니다. 이미 서울 강북권은 재개발 이주로 전월세시장이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서울 강북에 대형 정비사업지가 많은데다 소형주택 공급난까지 겹치면서 향후 임대차시장은 더 심각해질 우려도 있습니다. 매매가격 상승률보다 전세가격 상승률이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매도자와 매수자간 호가 차이가 다시 좁혀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택시장은 계단식 상승이 이루어집니다. 벌어진 호가 차이가 좁혀질 때 거래가 다수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전세가격이 올라가면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높아지면서 전세 임차인의 경우 아파트를 매입하는데 필요한 금액이 줄어듭니다. 즉 매매수요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매매가격 상승도 가능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전세가격이 오르면 매매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막을 수 있습니다.
지난 9월26일 정부의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이 발표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주택수요에 대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오피스텔과 연립 등 비 아파트 공급 활성화가 그나마 빠르게 시행될 수 있는 대책이지만 수요를 진작시킬 수 있는 대책이 포함되지 않는 한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전세수요를 고려한 공급대책이 다시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복합적인 특성을 가진 부동산이란 상품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를 살펴야 합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변수를 살피는 것 또한 소음(noise)을 신호(signal)로 받아들일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신호는 가끔 소음에 묻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복잡할 때는 최대한 단순화시켜서 시장을 살피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2024년 부동산시장을 예측하는데 딱 하나의 변수만을 들라고 한다면 전세(월세) 가격을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2023년은 반등의 시기였습니다. 반등의 시점은 예상보다 빨랐습니다. 전국은 7월초부터 플러스로 돌아섰고 서울은 5월22일부터 이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0.03%를 기록했습니다. 누계기준으로는 아직 전국(-5.18%)과 서울(-2.63%) 모두 하락 중이지만 상승폭은 조금씩 늘어나는 중입니다. 그나마 강남3구 지역은 누계기준으로도 상승세로 돌아섰다는데 위안을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택가격은 계단식 상승이 일반적이어서 당분간 그동안 늘어왔던 상승폭이 다시 줄어들 수 있으며,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호가 차이도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럼 앞으로의 주택시장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까요? 아파트 공급은 절벽 상태이고 분양가격은 계속 올라가는 중입니다. 내년 분양가격 또한 떨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습니다. 자재뿐만 아니라 인건비 또한 계속 오르기 때문입니다.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호가 차이는 전세가격과 서울 외곽의 주택가격이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서울의 주거선호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반등했습니다. 그 기조는 여전합니다. 그동안 소외받았던 서울 외곽의 주택가격 또한 강한 반등의 기미가 보인다면 반등을 넘어선 본격적인 상승이 가능할 겁니다. 또다른 변수는 전세가격입니다. 매매가격이 하락하는데 가장 큰 공신이었던 전세가격이 빠르게 회복된다면 다시 매매가격이 하락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조심스럽지만 내년에는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보다 전세가격 상승률이 높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미 올해 9월부터 전세가격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을 추월했습니다. 10월9일 기준으로 발표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자료에서도 지방을 제외하고는 전국(0.09% vs 0.08%), 수도권(0.17% vs 0.09%) 모두 전세가격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전세가격의 상승률이 더 높은 이유는 매매가격은 매도자와 매수자간 호가차이가 벌어져 거래가 부진한 반면 그동안 월세로 전환됐던 전세수요가 다시 돌아오고 있는 점 등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전세보증금 미반환의 문제점으로 인해 아파트 전세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점 또한 이주수요 증가에 따른 전세매물 부족을 초래할 듯합니다. 이미 서울 강북권은 재개발 이주로 전월세시장이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서울 강북에 대형 정비사업지가 많은데다 소형주택 공급난까지 겹치면서 향후 임대차시장은 더 심각해질 우려도 있습니다. 매매가격 상승률보다 전세가격 상승률이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매도자와 매수자간 호가 차이가 다시 좁혀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택시장은 계단식 상승이 이루어집니다. 벌어진 호가 차이가 좁혀질 때 거래가 다수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전세가격이 올라가면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높아지면서 전세 임차인의 경우 아파트를 매입하는데 필요한 금액이 줄어듭니다. 즉 매매수요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매매가격 상승도 가능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전세가격이 오르면 매매가격이 하락할 가능성도 막을 수 있습니다.
지난 9월26일 정부의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이 발표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주택수요에 대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오피스텔과 연립 등 비 아파트 공급 활성화가 그나마 빠르게 시행될 수 있는 대책이지만 수요를 진작시킬 수 있는 대책이 포함되지 않는 한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전세수요를 고려한 공급대책이 다시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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