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칼라스가 살려낸 처절한 사랑의 비극. 루치아 'mad sc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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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니제티 <루치아>와 광란의 장면
![사진제공 예스24](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01.34862115.1.jpg)
에드가르도가 잠시 외교임무 수행을 위해 프랑스로 떠나자 오빠 엔리코는 루치아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회유작업을 벌인다. 처음에는 말로 설득해 보지만, 이미 에드가르도와 약혼 반지까지 교환한 루치아는 꿈적도 하지 않는다. 결국 엔리코는 수하 가신들을 시켜 가짜 편지를 꾸민다. 에드가르도가 ‘이제 더 이상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냉정한 절연의 편지를 써 보낸 것처럼 조작한 것이다.
연인의 갑작스런 심경변화에 당황한 루치아는 얼떨결에 정략결혼으로 내몰린다. 오빠 엔리코는 유력자의 자제인 아르투로와의 결혼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이고, 루치아는 반쯤 혼이 빠진 상태에서 결혼서약서에 서명을 하고 만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에드가르도가 프랑스에서 돌아와 결혼식장으로 난입한다. ‘이 결혼은 무효이며, 루치아와 나는 이미 약혼한 사이’라고 외치지만, 루치아는 이미 결혼서약을 끝낸 상태. 에드가르도가 끌려 나가고, 그제서야 루치아도 깨닫는다. 오빠의 간계에 속아 연인을 배신하고, 자신은 마음에도 없는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는 사실을.
![마리아 칼라스가 살려낸 처절한 사랑의 비극. 루치아 'mad scene'](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AA.26714710.1.jpg)
![마리아칼라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AA.20053691.1.jpg)
원래는 카나리아처럼 가녀린 미성으로 ‘예쁘게만’ 루치아를 노래했던 소프라노들도 이제는 뜨거운 영혼이 주입된 감동적인 해석이 필요해졌다. 작곡가 도니제티가 진정으로 갈망했던, ‘처절한 사랑의 비극’은 칼라스에 의해 비로소 성취되었고, 지금도 오페라 애호가들은 역사상 최고의 소프라노 아리아로 주저 없이 이 ‘광란의 장면’을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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