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그 앱엔 뭐가 있길래"…이마트 이긴 'GS25'
GS리테일의 모바일 앱 ‘우리동네GS’가 지난달 국내 오프라인 유통사 앱 가운데 월간사용자 수(MAU) 1위로 올라섰다. 편의점이 주축이 되는 앱이 MAU에서 대형마트 앱을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프라인 유통의 무게중심이 대형마트에서 편의점으로 이동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모바일 앱 사용 패턴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GS리테일은 모바일 앱을 바탕으로 O4O(online for offline·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전략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GS리테일, 이마트 제치고 앱 MAU 1위 '등극'

GS더프레시에서 직원이 퀵커머스 배달자에게 상품을 전달하고 있다./ GS리테일 제공
GS더프레시에서 직원이 퀵커머스 배달자에게 상품을 전달하고 있다./ GS리테일 제공
24일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동네GS의 MAU는 약 283만명을 기록해 편의점·마트·백화점·기업형 슈퍼마켓(SSM) 등 오프라인 유통사 앱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MAU는 한 달 동안 해당 앱을 실제로 이용한 순 사용자 수를 나타내는 지표다. 9월 한 달 간 오프라인 유통 앱 가운데 우리동네GS를 사용한 사람의 수가 가장 많았다는 걸 의미한다.

편의점 소비자가 주축이 되는 앱이 오프라인 유통사 앱 중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오프라인 유통사 중에선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앱이 MAU 상위 순위를 독점해왔다. GS리테일이 기존의 앱들을 통합해 우리동네GS를 처음 출시한 지난해 10월에만 해도 1~4위는 △이마트 △이마트몰 △마이 홈플러스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앱이 차지했다. 특히 이마트 앱이 MAU 1위에서 물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트 앱의 지난달 MAU는 272만명으로 지난해 10월(255만명)과 비교해 6.7% 늘어나는데 그친 반면 우리동네GS의 MAU는 같은 기간 93.8% 늘어나며 순위가 역전됐다.

MAU 뿐 아니라 신규 앱 설치 동향에서도 편의점의 약진과 대형마트의 부진이 동시에 나타났다. 지난달 오프라인 유통사 앱들의 신규 설치 건수를 살펴보니 GS리테일의 우리동네GS(28만건)와 BGF리테일의 ‘포켓CU’(20만건)가 1~2위를 차지했다. 반면 이마트 앱은 11만건으로 5위에 그쳤다. 코로나19 기간 쿠팡, 컬리 등 e커머스 플랫폼이 급성장하며 장보기는 e커머스에서 하고 소량 구매는 근거리의 편의점에서 하는 소비 패턴이 빠르게 변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와인 구매, '반값택배' 등으로 O4O 전략 강화

한 소비자가 편의점 GS25에서 반값택배를 이용하고 있다./ GS리테일 제공
한 소비자가 편의점 GS25에서 반값택배를 이용하고 있다./ GS리테일 제공
GS리테일은 편의점(GS25)과 슈퍼마켓(GS더프레시) 간 시너지를 키우고, O4O 전략 강화를 위해 서비스와 멤버십 통합 작업을 진행해왔다. 먼저 기존의 ‘더팝’, ‘GS더프레시’, ‘우리동네딜리버리’, ‘GS25편의점택배’ 등 흩어져있던 앱을 우리동네GS로 합쳤다. 지난 3월엔 편의점, 슈퍼마켓, 홈쇼핑(GS샵)을 아우르는 통합멤버십도 출시했다.

우리동네GS 앱이 출시 1년만에 MAU 1위에 오른 배경엔 차별화된 O4O 서비스도 있다. 주류 플랫폼 ‘와인25플러스’가 대표적이다. 와인25플러스는 우리동네GS 앱 내의 서비스로, 앱에서 구매를 원하는 주류를 미리 결제한 뒤 원하는 GS25 매장에서 수령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와인25플러스를 통한 주류 매출은 올 상반기에만 전년동기 대비 150% 늘어났다. 지난달 와인25플러스 멤버십 가입자 수는 지난해 같은달과 비교해 95%가 늘었다.

와인25플러스는 우리동네GS 앱으로의 신규 유입과 앱을 통한 점포 방문자 수 증가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상 일부 전통주를 제외하고 모든 술은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많은 소비자들이 가까운 편의점에서 원하는 주류를 구입하기 위해 앱을 깔고 수령을 위해 직접 점포까지 방문했기 때문이다. 특히 편의점은 대형마트와 비교해 작은 매장 규모로 인해 매대에 비치된 주류 구색이 적다는 기존의 인식도 깼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간 제약을 극복하고 대신 마트에 비해 가까운 거리를 앞세운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한 소비자가 편의점 GS25에서 와인25플러스를 통해 주문한 와인을 수령하고 있다./ GS리테일 제공
한 소비자가 편의점 GS25에서 와인25플러스를 통해 주문한 와인을 수령하고 있다./ GS리테일 제공
중고 거래 연관 키워드 1순위인 ‘반값택배’도 앱 활성화를 이끌고 있는 O4O 서비스로 분석된다. GS리테일은 지난 5월부터 우리동네GS 앱에서 일반 택배의 50% 수준 가격의 반값택배 서비스 예약이 가능하도록 했다. 서비스가 처음 출시된 지난 2019년 이용 건수는 약 9만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000만건을 돌파했다. GS리테일은 올해 반값택배 이용건수가 1200만건 이상일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1+1 등 행사 상품 구매시 하나만 가져가도 앱에서 자동으로 나머지 상품을 보관해주는 ‘나만의 냉장고’ 기능도 우리동네GS 앱의 효자 서비스 중 하나다.

GS리테일은 우리동네GS 앱을 통해 O4O 전략을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오진석 GS리테일 플랫폼 BU장은 “시간이 갈수록 소비자들은 온·오프라인을 구분하는 것이 아닌 경계 없이 연결되는 소비를 추구하게 될 것”이라며 “데이터 분석 시스템 구축, O4O 신규 서비스 연동 등 올해만 약 70여 개 디지털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으며 스타트업과 협업 생태계를 만드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