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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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코스피 지수가 2400선이 깨지는 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오히려 주식 8500억원 어치를 매입했다. 실적 회복이 기대되는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순매수돼 외국인 투자자가 바닥을 찍은 종목을 저점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급락했던 지난 17~20일 4일 동안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주식 8502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7739억원 순매수했다. 전체 순매수금액의 90%가 넘는다. 그 다음은 금양(1411억원), SK하이닉스(939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496억원), 삼성전지(275억원), 한올바이오파마(223억원), LG전자(217억원), LS일렉트로닉(207억원), 알테오젠(190억원), 한화오션(183억원), 셀트리온(173억원), 신성델타테크(143억원), 삼성물산(128억원), HD현대일렉트릭(128억원), HD현대인프라코어(122억원) 순이다. 주로 반도체, 기계, 상사, 자동차 등 경기민감업종들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에 포진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공개한 HBM3E D램 등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공개한 HBM3E D램 등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삼성전자 제공
외국인의 순매수 덕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기간에도 주가를 지킬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한 주간 주가가 1.17% 올랐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1.20% 상승했다. 금양은 이 기간 주가가 하락했지만, 주가가 6.42%나 하락했던 20일 하루 동안 외국인이 153만7080주를 매수했다. 3~4%대를 유지하던 외국인 보유율은 이날 6.89%로 뛰었다.

반면 이 기간 철강, 이차전지 업종들은 외국인 순매도 상위권에 올랐다. 에코프로비엠(1065억원)과 포스코홀딩스(1055억원)는 이 기간 외국인이 천 억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삼성SDI(814억원), LG에너지솔루션(717억원), 포스코DX(399억원) LG화학(322억원), HLB(254억원), 포스코퓨처엠(253억원), 네이버(249억원), 엘앤에프(182억원) 등도 잇따라 순매도에 나섰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이번 급락을 실적이 양호한 종목들의 비중 확대 기회로 삼았다고 해석했다. 이차전지 업종을 제외할 경우 외국인이 7월 이후 4개월 연속 코스피 시장서 주식 순매수를 하고 있어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는 7월 이후 이차전지 대량매도를 진행하면서 반도체, 기계 등 업종은 꾸준히 순매수하고 있다"면서 "외국인들에게 코스피는 글로벌 증시 대비 가격이나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적인 수준에 위치해있다"고 전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