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10월 들어 희비 엇갈린 CJ제일제당‧대상…외국인은 둘 다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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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사 악재 및 실적 전망 하향 맞물린 CJ제일제당
음식료에 베팅한 외국인 매수세에…대상은 상승세 지속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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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식품업계 빅2로 꼽히기도 했던 CJ제일제당과 대상의 주가가 9월까지는 대체로 동행하는 모습을 보이다 10월 들어 엇갈리고 있다. 3분기 실적시즌에 접어든 이후 실적 추정치가 업데이트되는 과정에서 CJ제일제당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하향된 반면, 대상은 상향된 영향으로 보인다. 또 외국인투자자가 10월 들어 CJ제일제당과 대상을 비슷한 규모로 순매수하면서 상대적으로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대상의 주가가 상승세를 탔다.

CJ제일제당, 올리브영 과징금 악재에 3분기 실적 전망 하향까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CJ제일제당은 27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선 이후 10.42% 하락했다. 반면 대상은 같은 기간동안 3.12% 상승해 1만9200원을 기록 중이다. 두 종목의 주가 흐름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대체로 비슷한 방향성을 나타냈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가공식품과 식품소재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사업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 주가가 하락세를 탄 계기는 CJ올리브영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가능성이었다. CJ올리브영이 납품업체에게 사실상 독점 공급을 강요했다고 판단한 공정위가 최대 58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소식이 지난 2일 전해지면서다. CJ제일제당과 CJ올리브영은 지분 관계가 없지만, CJ올리브영의 과징금 부과 위기가 CJ그룹과 쿠팡 사이의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인식에 지난 4일 CJ제일제당의 주가도 4.56% 급락했다.

이후로도 CJ제일제당의 주가는 회복하지 못하고 내리막을 탔다. 3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CJ제일제당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이달 초 4131억원에서 꾸준히 낮아지며 현재 3894억원까지 하향됐다. 실적 프리뷰(전망) 기간 동안 추정치를 다시 제시한 9개 증권사가 모두 2분기 실적 리뷰(분석) 때보다 전망을 낮췄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컨센서스가 하향곡선을 그리면 발표되는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어닝 쇼크’일 가능성이 있다. 프리뷰 기간 동안 수정되지 않은 추정치 때문에 평균(컨센서스)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반면 대상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이달 들어 370억원까지 떨어진 뒤 반등해 현재 419억원으로 집계돼 있다. 이달 들어 햐향된 배경은 404억원이던 하이투자증권의 추정치가 3개월동안 업데이트되지 않으면서 컨센서스 집계에서 제외된 것이었다. 하지만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10일 추정치를 450억원으로 높여 제시했다. 기존 370억원이던 키움증권의 추정치도 프리뷰 자료를 통해 405억원으로 상향됐다. 지난달 27일 추정치를 기존 407억원에서 370억원으로 내렸던 하나증권은 이달에 다시 403억원으로 올렸다.

저평가 매력 및 업황 회복 기대에 베팅한 외국인

주식 시장에서는 기관 투자자들이 CJ제일제당의 컨센서스 하향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달 들어 지난 23일까지 13거래일동안 CJ제일제당 주식을 126억원어치 순매도하면서 주가를 끌어 내렸다.

반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CJ제일제당과 대상을 각각 75억원어치와 7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음식료 업종에 베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상의 시가총액은 지난 20일 기준 6824억원으로 CJ제일제당(4조2904억원)의 6분의1이 조금 넘는 수준인데, 두 종목을 금액 기준으로 비슷한 규모로 순매수하면서 대상의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았다.

외국인은 저평가 매력과 업황 반등 기대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과 대상의 지난 20일 종가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0.65배와 0.53배다. 이론상으론 대상을 장부가치대로 청산하면 시가총액의 2배 가까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음식료) 업종 배률에이션은 역사적 하단에 위치한다”며 “지금부터 가장 안전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원재료비 투입 단가 안정, 판매량 성장세 회복 조짐, 수출 호조 등을 이유로 식품업황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따른 원가 상승과 가격 인상이 각각 수익성과 수요를 악화시킨 악재가 해소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