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켈 폭락에 주춤한 원자재 공룡, 광산 구조조정으로 반등할까 [글로벌 종목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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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만에 '원자재 공룡'된 글렌코어
니켈 등 광물 과잉공급에 올해 실적 부진
"상승 사이클 온다" 주가 21% 상승 기대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기업들이 있다. 원자재 중개업체가 그렇다. 일상 생활에 필요한 제품들은 모두 원자재를 가공해 만들어진다. 이 원자재를 원산지에서 제조사로 연결하는 게 이들의 일이다. 자동차 뼈대와 타이어, 전기차 배터리도 중개업체가 철, 구리, 코발트, 고무 등을 중개하지 않으면 만들어질 수 없다.
글렌코어는 이러한 원자재 중개업체 중에서도 최대 기업으로 꼽힌다. 1974년 창립돼 반세기 만에 원자재 시장 최대 공룡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흐름이 좋지 않다.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광물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다. 그럼에도 애널리스트들은 수많은 경기 순환을 타넘은 글렌코어답게 이번 위기 이후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시대를 휘어잡던 리치 역시 시대의 변화를 감당하지 못했다. 혈혈단신으로 각국 정치인과 만나 흑막 뒤에서 거래하던 트레이더들의 시대는 가고 월스트리트 금융공학을 전공한 이들의 시대가 왔다. 이반 글라센베르그, 빌리 스트로토테 등 리치의 제자들은 결국 그를 축출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바꾼 사명이 글렌코어, 글로벌에너지상품자원(Globlal Energy Commodity Resources)’의 줄임말이다. 1992년의 일이었다. 글렌코어는 2011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런던 증권시장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다른 업계에 비해 뇌물 등 불투명한 관행이 많아 내부 정보 공개를 꺼리는 원자재 중개업체로서는 의외의 결정이었다. 이러한 결정에는 당시 성장 한계에 부딪힌 회사 사정이 작용했다. 고위 트레이더 몇명이 퇴직하면 회사 자본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현실적 부담도 있었다. 글렌코어는 그 해 IPO시장 최대 규모인 10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글렌코어의 양대 축은 에너지와 광물 사업부다. 과거 농산물 중개도 했지만 2016년부터는 농산물 사업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지난 6월에는 농업 부문 자회사인 비테라도 세계 4대 농산물 기업인 번지에 매각했다.
이는 글렌코어의 주요 거래 품목인 석탄과 철광석, 니켈 등의 거래 마진이 크게 줄어든 여파다. 올해 상반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94억달러(12조7652억원)으로 전년대비 50% 감소했다. 순이익은 46억달러로 61% 줄었다.
광물 거래량 자체는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구리 생산량은 전년 대비 4% 감소한 48만8000t, 석탄은 2% 감소한 5420만t, 니켈은 20% 감소한 4만6000t을 기록했다. 반면 마진률은 전년 60%에서 올해 45%로, 석탄은 66%에서 50%로, 니켈은 38%에서 -2%로 급감했다.
이처럼 저조한 수익률은 광산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렌코어는 이달 중순 호주에서 두 번째로 큰 광산인 퀸즐랜드주 아이사 광산을 페쇄한다고 밝혔다. "구리 광산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와 검토를 했지만, 현재 기술로는 안전한 채굴이 불가능하며 남아 있는 구리도 등급이 낮아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게 글렌코어 측의 설명이다.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니켈 등 광물 과잉공급에 올해 실적 부진
"상승 사이클 온다" 주가 21% 상승 기대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기업들이 있다. 원자재 중개업체가 그렇다. 일상 생활에 필요한 제품들은 모두 원자재를 가공해 만들어진다. 이 원자재를 원산지에서 제조사로 연결하는 게 이들의 일이다. 자동차 뼈대와 타이어, 전기차 배터리도 중개업체가 철, 구리, 코발트, 고무 등을 중개하지 않으면 만들어질 수 없다.
글렌코어는 이러한 원자재 중개업체 중에서도 최대 기업으로 꼽힌다. 1974년 창립돼 반세기 만에 원자재 시장 최대 공룡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흐름이 좋지 않다.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광물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다. 그럼에도 애널리스트들은 수많은 경기 순환을 타넘은 글렌코어답게 이번 위기 이후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석유왕 '마크 리치'가 만든 원자재 왕국
글렌코어는 1974년 스위스 바르에서 창립된 마크리치앤코를 모태로 한다. 마크리치앤코의 창립자 마크 리치는 오일쇼크 이후 1980년대 석유 시장을 주름잡은 인물 중 하나다. 정치 논리와 경제 논리가 뒤섞인 석유 시장에서 이윤만을 기준으로 거래를 했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석유 왕국을 건설했다. 1980년대 초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로 국제 제재를 받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리치가 없었다면 고사(枯死)했을지도 모른다. 마크리치앤코가 국제 사회 몰래 이란산 원유를 남아공에 밀수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란 역시 미 대사관 습격사태 이후 미국 제재를 받고 있었다.이처럼 시대를 휘어잡던 리치 역시 시대의 변화를 감당하지 못했다. 혈혈단신으로 각국 정치인과 만나 흑막 뒤에서 거래하던 트레이더들의 시대는 가고 월스트리트 금융공학을 전공한 이들의 시대가 왔다. 이반 글라센베르그, 빌리 스트로토테 등 리치의 제자들은 결국 그를 축출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바꾼 사명이 글렌코어, 글로벌에너지상품자원(Globlal Energy Commodity Resources)’의 줄임말이다. 1992년의 일이었다. 글렌코어는 2011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런던 증권시장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다른 업계에 비해 뇌물 등 불투명한 관행이 많아 내부 정보 공개를 꺼리는 원자재 중개업체로서는 의외의 결정이었다. 이러한 결정에는 당시 성장 한계에 부딪힌 회사 사정이 작용했다. 고위 트레이더 몇명이 퇴직하면 회사 자본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현실적 부담도 있었다. 글렌코어는 그 해 IPO시장 최대 규모인 10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글렌코어의 양대 축은 에너지와 광물 사업부다. 과거 농산물 중개도 했지만 2016년부터는 농산물 사업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 지난 6월에는 농업 부문 자회사인 비테라도 세계 4대 농산물 기업인 번지에 매각했다.
희귀금속 공급 과잉에 광산 구조조정 착수
올해 글렌코어는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7일 글렌코어 주식은 연초보다 20.34% 하락한 433.69파운드에 거래됐다.이는 글렌코어의 주요 거래 품목인 석탄과 철광석, 니켈 등의 거래 마진이 크게 줄어든 여파다. 올해 상반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94억달러(12조7652억원)으로 전년대비 50% 감소했다. 순이익은 46억달러로 61% 줄었다.
광물 거래량 자체는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구리 생산량은 전년 대비 4% 감소한 48만8000t, 석탄은 2% 감소한 5420만t, 니켈은 20% 감소한 4만6000t을 기록했다. 반면 마진률은 전년 60%에서 올해 45%로, 석탄은 66%에서 50%로, 니켈은 38%에서 -2%로 급감했다.
이처럼 저조한 수익률은 광산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렌코어는 이달 중순 호주에서 두 번째로 큰 광산인 퀸즐랜드주 아이사 광산을 페쇄한다고 밝혔다. "구리 광산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와 검토를 했지만, 현재 기술로는 안전한 채굴이 불가능하며 남아 있는 구리도 등급이 낮아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게 글렌코어 측의 설명이다.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