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내공 '민병헌 그레이'…양보 없이 쌓은 '계율'을 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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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구조
민병헌 개인전 '戒(계)'
흑백 스트레이트 사진의 대가
작품인생 40년 집대성한 전시
디지털 등장에도 아날로그 고집
모든 과정 인간 개입 최소화해
보조 하나 없이 홀로 인화작업
민병헌 개인전 '戒(계)'
흑백 스트레이트 사진의 대가
작품인생 40년 집대성한 전시
디지털 등장에도 아날로그 고집
모든 과정 인간 개입 최소화해
보조 하나 없이 홀로 인화작업
![40년 내공 '민병헌 그레이'…양보 없이 쌓은 '계율'을 펼치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AA.34864780.1.jpg)
![40년 내공 '민병헌 그레이'…양보 없이 쌓은 '계율'을 펼치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AA.34864851.1.jpg)
민병헌은 자신만의 직관적인 감성과 시선을 은은한 회색조의 프린트를 통해 표현하며 ‘민병헌 그레이(grey)’라는 독특한 스타일을 구축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시카고 현대미술관, 휴스턴 미술관, 프랑스 국립조형예술관 등이 그의 작품을 소장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세상 모든 사람이 카메라가 달린 휴대폰을 달고 사는 ‘사진의 시대’에 사진으로 예술적 성과를 인정받은 셈이다.
그의 작품에는 어느 곳에서 찍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일련번호와 프린트 사이즈, 언제 찍었는지에 대한 정보만 있다. 사진에 특정한 메시지를 담기보다 그 순간에 본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었을 뿐이라는 게 작가의 말이다. 일흔을 앞둔 그는 지금도 군산의 작업실을 기반으로 홀로 사진 찍으러 나가고, 홀로 암실에 들어간다.
그의 작품은 길이 123㎝를 넘는 대형작이 없다. 사진 인화지가 약품 속에 몇 번 들어갔다 나오면 이리저리 구겨지고 말려 들어가기 때문에 홀로 작업할 수 있는 최대 사이즈가 지금의 작품 크기여서다. 긴 세월 힘들고 불편한 과정을 감내하며 만든, 고집스러운 아날로그의 단편들을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전시다. 오는 11월 19일까지.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