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협력 분야 무궁무진"
정의선 "50년만 진출에 감회 새로워"
22일 ‘한·사우디 투자포럼’에
이재용·정의선 등 총수들 참석
이재용 “사우디는 매우 중요한 시장
메트로 건설, 네옴 프로젝트 함께해”
정의선 “정주영 이후 50년 만에 진출
중동의 ‘자동차산업 메카’ 되도록 노력”
사우디 정부·기업들도 큰 관심
“더 많은 한국 기업과 협력 희망”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리야드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01.34868887.1.jpg)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사우디가 중동의 '자동차산업 메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현대차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켜보는 앞에서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공동으로 5억달러를 투자해 사우디 현지에 자동차 반제품조립(CKD) 공장을 짓는 합작투자 계약을 맺었다. 양측은 2024년 공장을 착공해 2026년 상반기부터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등 연 5만대 규모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지역에 공장을 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의 사우디 진출을 두고 조부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떠올렸다. 정 명예회장이 이끈 현대건설은 1976년 주베일산업항 공사를 수주하면서 사우디 건설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주베일항 수주액 9억3000만달러는 당시 정부 예산 2조원의 25% 수준에 달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리야드의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현대차·PIF 자동차 생산 합작투자 계약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박수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장재훈 현대차 사장, 윤 대통령, 야지드 알후미에드 사우디 국부펀드(PIF) 부총재, 칼리드 알 팔레 사우디 투자부 장관. 김범준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AA.34866114.1.jpg)
그러면서 이 회장은 “사우디 ‘비전 2030’ 실현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투자포럼 개최를 주도한 사우디 투자부는 양국 경제협력의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양국 기업들이 체결하는 양해각서(MOU)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개최 당일 새벽까지 양국 기업이 추진하는 협력 성과에 대한 검증 작업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선정 기준을 넘지 못한 일부 사업들은 최종적으로 MOU가 좌절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투자포럼 메인행사 중 하나로 개최된 ‘현대차-PIF 자동차 생산 합작투자 계약 체결식’은 당초 다른 MOU와 마찬가지로 당일 오전 별도 MOU 서명식에서 추진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막바지에 사우디 정부 측의 강한 요구로 윤 대통령이 임석하는 메인행사의 주된 이벤트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기업들도 한국과의 투자포럼 개최에 큰 관심을 드러냈다. 포럼에 앞서 열린 윤 대통령과의 사전 환담에는 사우디 기업들의 참석 요청이 쇄도했다. 당초 극히 소인수만 참석하는 것으로 계획했던 양국 정부는 사우디 측의 강한 요청에 따라 참석 규모를 좁은 환담장이 허용하는 최대 인원으로 확대했다. 행사 직전까지 환담장 참석을 위해 치열히 경쟁했던 일부 사우디 기업인들은 환담에서 제외되자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다는 후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리야드의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 양국 기업인들과 함께 참석했다. 김범준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01.34867084.1.jpg)
알 파이살 사우디텔레콤(STC) 회장은 “한국 통신기술이 세계 최고인 만큼 한국 기업과의 협력이 확대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알 루마이얀 PIF 총재는 “PIF는 매년 400~500억달러를 투자하는데 이 중 상당 부분을 한국이 차지한다”며 “더 많은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리야드=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