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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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금주 미국을 방문한다.

미국 국무부는 23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토니 블링컨 장관이 오는 26~28일 워싱턴에서 왕 부장을 맞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다음 달 중순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왕 부장의 방미 소식이 전해져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무부는 미·중 외교장관은 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고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양자 및 역내 이슈, 글로벌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은 외교를 통해 국익과 가치를 증진하고 이견이 있는 이슈는 해결하며 초국가적인 공동 과제에서 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왕 부장의 미국 방문은 미·중 간 정상회담 개최를 염두에 두고 의제 등에 대해 실질적인 협의를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왕 부장은 지난 9월에는 몰타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이틀간 만나 모두 12시간 동안 양국 관계 현안 및 글로벌 이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왕 부장에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허리펑 부총리도 미국을 방문해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 등과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허 부총리의 방미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고, APEC 기간에 만남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이 매체는 부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 백악관 언론 브리핑에서 11월 11~17일 APEC 정상회의 계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중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무대로 양국 정상회담을 개최한 뒤 대화를 재개하면서 긴장 관리 모드에 들어갔다. 그러나 연초 중국의 정찰 풍선이 미국 본토 상공을 침범했다가 격추된 이른바 '정찰풍선 사태'가 터지면서 양국 관계는 다시 악화됐다.

지난 6월 블링컨 장관을 시작으로 상무·재무부 장관 등이 잇따라 방중하면서 고위급 대화가 재개됐고, 이 흐름을 이어 미·중 정상회담이 미국에서 개최된다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이 미국을 찾은 것은 2017년 4월이 마지막이었고,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을 방문한 적이 아직 없다고 WSJ는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