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자녀돌봄·청소 등 집안일 나이별로 규모 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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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세계 첫 세대별로 분석
생산·소비 개념 적용해 가치 평가
총 규모는英·佛 등 10國서 측정
국제권고로 GDP에는 포함안돼
2019년 490조…GDP의 25%
15~64세 노동연령층 128조 흑자
65세 이상 노년층 3.5조원 흑자
저출산·고령화 정책에 활용 기대
생산·소비 개념 적용해 가치 평가
총 규모는英·佛 등 10國서 측정
국제권고로 GDP에는 포함안돼
2019년 490조…GDP의 25%
15~64세 노동연령층 128조 흑자
65세 이상 노년층 3.5조원 흑자
저출산·고령화 정책에 활용 기대
A씨는 미취학 자녀를 둔 워킹맘이다. A씨는 평소 자녀 돌보기, 음식 준비, 청소와 같은 가사노동을 배우자와 함께하며 분주한 저녁 시간을 보낸다. 직장에서의 노동은 급여로 보상받지만 가사노동은 금전적 보상이 없는 무급 노동이다. 그렇다면 한 나라의 경제 규모를 측정한 국내총생산(GDP)에는 무급 가사노동이 포함돼 있을까. 국제 권고에 따라 GDP에서 빠져 있다.
통계청은 그동안 GDP에 포함하지 않았던 무급 가사노동에 관한 국민시간이전계정(NTTA) 분석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 결과는 국가기관 중 세계 최초로 작성한 사례라고 통계청은 밝혔다. 무급 가사노동 전체 규모는 영국 프랑스 호주 등 한국을 포함한 10여 개 국가에서 측정하고 있다. 무급 가사노동을 나이별로 나눠 가사노동별 소비와 생산의 차액인 개인 생애주기 적자·흑자와 이를 충당하는 자원의 재배분 흐름을 작성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이번 발표가 큰 의미를 갖는 이유다.
이번 분석 결과는 무급 가사노동에 생산·소비 개념을 적용하고 가치를 평가했다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자녀는 부모가 하는 집안일의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소비가 생산보다 큰 ‘적자’ 상태가 된다. 반대로 부모는 자녀 몫까지 집안일을 대신해 생산이 소비보다 큰 ‘흑자’가 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무급 가사노동은 A씨 가정처럼 부모가 가사노동을 통해 자녀 돌봄과 같은 서비스를 생산하고, 자녀는 그 서비스를 소비하는 구조”라며 “생활시간조사의 가사노동 시간과 가계생산위성계정 등 기초자료, 국내외 연구 결과를 토대로 NTTA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를 자세히 보자. 2019년 무급 가사노동 규모는 490조9000억원으로 GDP의 약 25%다. 유년층(0~14세)은 131조6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부모로부터 식사 준비, 세탁과 다림질 등 의류 관리, 청소와 같은 가정관리·돌봄 등의 서비스를 받기만 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노동 연령층(15~64세)은 410조원을 생산하고 281조9000억원을 소비해 128조1000억원 흑자를 냈다. 가정 관리, 돌보기, 봉사활동 등 대부분 무급 가사노동을 도맡기 때문이다.
노년층(65세 이상)은 80조9000억원을 생산하고 77조4000억원을 소비해 3조5000억원 흑자였다. 가족·가구원의 돌봄을 받는 소비도 하지만 반대로 손자녀를 돌보는 생산이 소비보다 큰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1인당 생애주기로 보면 자녀 돌봄, 음식 준비, 청소와 같은 무급 가사노동 부담은 26세에서 75세까지 생산이 소비보다 많다. 이 흑자 추세는 38세가 정점이다. 100세 시대를 맞아 생애의 절반인 50년 동안 무급 가사노동의 소비보다 생산이 크고 그 잉여를 가족 구성원 등에게 제공한다는 의미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 통계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가사노동의 연령별 분포를 세부적으로 파악함에 따라 ‘정부 재정 지출’ ‘육아 지원 정책’ 등 저출산·고령화 대비 정책 수립 근거자료와 학계 연구분석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통계청은 그동안 GDP에 포함하지 않았던 무급 가사노동에 관한 국민시간이전계정(NTTA) 분석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 결과는 국가기관 중 세계 최초로 작성한 사례라고 통계청은 밝혔다. 무급 가사노동 전체 규모는 영국 프랑스 호주 등 한국을 포함한 10여 개 국가에서 측정하고 있다. 무급 가사노동을 나이별로 나눠 가사노동별 소비와 생산의 차액인 개인 생애주기 적자·흑자와 이를 충당하는 자원의 재배분 흐름을 작성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이번 발표가 큰 의미를 갖는 이유다.
이번 분석 결과는 무급 가사노동에 생산·소비 개념을 적용하고 가치를 평가했다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자녀는 부모가 하는 집안일의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소비가 생산보다 큰 ‘적자’ 상태가 된다. 반대로 부모는 자녀 몫까지 집안일을 대신해 생산이 소비보다 큰 ‘흑자’가 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무급 가사노동은 A씨 가정처럼 부모가 가사노동을 통해 자녀 돌봄과 같은 서비스를 생산하고, 자녀는 그 서비스를 소비하는 구조”라며 “생활시간조사의 가사노동 시간과 가계생산위성계정 등 기초자료, 국내외 연구 결과를 토대로 NTTA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를 자세히 보자. 2019년 무급 가사노동 규모는 490조9000억원으로 GDP의 약 25%다. 유년층(0~14세)은 131조6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부모로부터 식사 준비, 세탁과 다림질 등 의류 관리, 청소와 같은 가정관리·돌봄 등의 서비스를 받기만 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노동 연령층(15~64세)은 410조원을 생산하고 281조9000억원을 소비해 128조1000억원 흑자를 냈다. 가정 관리, 돌보기, 봉사활동 등 대부분 무급 가사노동을 도맡기 때문이다.
노년층(65세 이상)은 80조9000억원을 생산하고 77조4000억원을 소비해 3조5000억원 흑자였다. 가족·가구원의 돌봄을 받는 소비도 하지만 반대로 손자녀를 돌보는 생산이 소비보다 큰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1인당 생애주기로 보면 자녀 돌봄, 음식 준비, 청소와 같은 무급 가사노동 부담은 26세에서 75세까지 생산이 소비보다 많다. 이 흑자 추세는 38세가 정점이다. 100세 시대를 맞아 생애의 절반인 50년 동안 무급 가사노동의 소비보다 생산이 크고 그 잉여를 가족 구성원 등에게 제공한다는 의미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 통계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가사노동의 연령별 분포를 세부적으로 파악함에 따라 ‘정부 재정 지출’ ‘육아 지원 정책’ 등 저출산·고령화 대비 정책 수립 근거자료와 학계 연구분석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