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101의 임상을 주도한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이 ESMO 현장에서 23일(현지시간) 임상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우상 기자
GI-101의 임상을 주도한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이 ESMO 현장에서 23일(현지시간) 임상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우상 기자
지아이이노베이션이 면역항암제 ‘GI-101’의 단독 투여시 효능과 안전성을 보여주는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보여주는 포스터를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GI-101의 임상을 주도한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은 “면역항암제를 포함해 모든 표준치료를 받고도 암이 진행되는 말기암 환자에게 단독 투여만으로 완전관해(CR)를 포함한 종양 감소와 우수한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같은 특성을 바탕으로 이어지는 임상에서 면역항암제와의 병용투여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GI-101은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선도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다. 면역관문인 CTLA-4를 억제해 면역 활성을 높이는 부위와, 면역세포를 불러모으고 마찬가지로 활성을 높이는 인터루킨-2(IL-2) 수용체 작용부위를 하나로 연결한 융합단백질이다. 특히 조작을 거치지 않은 자연 상태(naive) IL-2는 면역을 활성화하는 기전과 억제하는 기전을 동시에 하는데, GI-101은 이중 항종양효과에 방해가 되는 면역 억제 기전을 최소화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출시된 자연상태의 IL-2 제품인 ‘프로류킨’과 부작용을 비교한 그래프도 이번 포스터 발표에서 주목을 받았다. 치료를 일시 또는 영구히 중단을 유발할 수 있는 3·4등급 치료 긴급 부작용(TEAE) 빈도가 프로류킨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 프로류킨을 투약한 환자들에게선 35%에서 심각한 4등급 TEAE가 발생한 반면, GI-101 임상 환자에선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3등급 부작용에선 41% 대 95%로 프로류킨 쪽이 2배 이상 심각했다.

치료에 사용한 약물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부작용(TRAE) 항목에서도 안정적인 결과를 보였다. GI-101을 투약했을 때 3~4등급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이 4.9%에 그쳤다. 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최고과학책임자(CSO)는 “과거 넥타 테라퓨틱스를 포함해 다국적 제약사들이 암환자의 면역을 활성화 목적으로 IL-2 작용제 개발에 꾸준히 도전하면서도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심각한 부작용 때문”이라며 “GI-101은 병용요법에 필수적인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GI-101이 암조직에서 T세포 등 면역세포를 불러모을 뿐 아니라, 그 결과가 항종양효과로 이어짐을 확인한 결과도 이번 포스터를 통해 공개됐다. GI-101을 투약했을 때 면역세포 수가 2배 이상 일어난 환자는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조 교수는 “아직 환자 수가 적지만 GI-101이 암의 재발을 막고 생존 기간을 늘리는 데 기여한다는 경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회장은 “비록 IL-2 작용제 개발에 실패했지만 넥타 테라퓨틱스가 파트너사인 다국적제약사로부터 받은 선입금이 무려 1조원이었다”며 “임상에서 확인한 단독효능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2024년까지 기술이전(LO) 사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GI-101 투약 후 면역세포가 2배 이상 증가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PFS) 비교. 면역세포 수를 늘리는 GI-101의 작용기전이 임상적 이득으로 연결된 걸 확인할 수 있다. 면역항암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서도 효능을 확인했다(오른쪽). 지아이이노베이션 제공.
GI-101 투약 후 면역세포가 2배 이상 증가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PFS) 비교. 면역세포 수를 늘리는 GI-101의 작용기전이 임상적 이득으로 연결된 걸 확인할 수 있다. 면역항암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서도 효능을 확인했다(오른쪽). 지아이이노베이션 제공.
마드리드=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