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가 입증될 경우 카카오 법인에 대해서도 처벌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혐의를 따져보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최근 구속영장이 받아들여진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개인만이 아니라 카카오 기업으로도 처벌 여부를 검토한다는 얘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금융의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문제된 건(카카오의 주가조작)을 아마 이번주 내에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며 "법인에 대한 처벌 여부 등도 적극적이고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융감독당국은 지난 2월 카카오가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를 두고 경쟁하는 동안 카카오가 약 2400억원을 들여 SM엔터 주가를 의도적으로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기타법인을 통해 주식을 매집해 매수 주체를 의도적으로 숨기고, 에스엠엔터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도 주식대량보유보고를 하지 않은 것도 시세를 띄우려는 고의성이 있었다는 판단이다.

금감원 특사경은 이 과정에서 김 센터장이 지시를 했거나 사안을 보고받는 등 개입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4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무실을, 지난 8월엔 김 센터장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23일엔 김 센터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이날 카카오 주가는 장중 2.24% 오른 3만8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52주간 고가(7만1300원)에 비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카카오 주가가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는 카카오 그룹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요인"이라며 "카카오가 내부 정돈을 위해 신사업을 크게 벌이기 어렵고, 향후 혐의 입증 여부에 따라 하이브와의 추가적인 법정 공방도 예상되는 만큼 주가가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