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 전쟁터로 나갔다'…이스라엘 지역 경제 '휘청'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셰켈화 가치 급락
국가부채 늘어나고 GDP감소할 전망
국가부채 늘어나고 GDP감소할 전망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면전을 선언한 이스라엘의 경제적 손실이 현실화하고 있다. 전쟁을 선포하고 가자지구 접경 지역과 레바논 국경의 주민들을 대피시킨 탓에 해당 지역은 경제 활동이 사실상 마비됐다.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우려로 기업 주가가 급락하고, 전쟁 비용 등 정부 지출이 급증할 우려가 커지며 달러화 대비 이스라엘 셰켈화 환율은 6% 가량 급등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 이스라엘 경제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첨단 기술 벤처기업 생태계를 앞세워 높은 성장률을 지속하던 이스라엘 경제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936만명의 인구 가운데 30만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예비군으로 소집돼 16만여명 규모 상비군과 함께 2주 이상 전선에서 대기하거나 작전에 투입됐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시 체제 전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스라엘의 식음료·소매업 등 소상공인의 상황을 보도했다. 중부 에멕헤페 지역의 한 맥주 프랜차이즈 기업은 14개 매장 가운데 12곳의 문을 닫았고, 문을 연 두 지점도 손님이 급감하면서 휴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하마스의 집중 공격을 받은 가자지구 주변 이스라엘 남부와 북부 레바논 접경 지역은 대피령으로 경제가 멈춰섰다. 보도에 따르면 인구 3만명의 소도시 스데롯은 이번 주까지 인구의 90% 이상이 대피했고,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모든 교차로의 신호등은 주황색으로 깜빡이는 등 유령 도시로 변했다. 이스라엘 북부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니나 미즈라히는 FT와의 인터뷰에서 "평상시엔 하루 20~40건의 운행을 했지만 지난주엔 하루 평균 손님이 한명 정도였다"며 "일거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전쟁 비용은 물론 기업·개인 지원을 위한 예산 등 이중 지출을 감수할 방침이다. 이스라엘타임스에 따르면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은 "11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입해 매출에 타격을 입은 기업을 돕고 근로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올해 이스라엘의 재정 적자 규모는 당초 목표였던 국내총생산(GDP)대비 1.1%에서 3.5%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쟁이 3개월 이상 장기화하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스라엘 재무부는 "전쟁으로 인한 정부 지출이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예산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스라엘 정부는 팬데믹 기간 486억달러(약 65조2000억원)의 예산을 투입, 2020년 적자폭이 GDP의 11.3%에 달했다. 다만 경제적인 이유로 이스라엘이 전쟁을 포기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FT는 "이스라엘의 GDP대비 부채 비율은 약 60%에 불과하고 중앙은행 외환보유고가 2000억 달러에 달한다"며 "이스라엘은 75년 역사 동안 여러 차례 전면전을 치렀고 매번 경제를 회복시켰다"고 전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30만명 젊은이가 전선에...지역 경제 '휘청'
이스라엘 텔아비브증시의 우량주 벤치마크인 TA-35지수는 24일 오후 5시(현지시간) 1620대에서 움직였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전인 1830.65포인트에서 12% 가까이 급락했다. 하마스와의 분쟁이 시작된 이후 전날인 23일까지 셰켈화 환율은 달러당 3.86셰켈에서 4.05셰켈로 상승(통화가치 하락)했다. 달러화 대비 셰켈화 환율은 이날까지 11일 연속 올랐다. 1984년 이후 최장기간 연속 상승이다. 같은날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4.75%로 동결했다.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주엔 환율 방어를 위해 중앙은행이 외환보유고 약 300억달러를 시장에 매각했다.첨단 기술 벤처기업 생태계를 앞세워 높은 성장률을 지속하던 이스라엘 경제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936만명의 인구 가운데 30만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예비군으로 소집돼 16만여명 규모 상비군과 함께 2주 이상 전선에서 대기하거나 작전에 투입됐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시 체제 전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스라엘의 식음료·소매업 등 소상공인의 상황을 보도했다. 중부 에멕헤페 지역의 한 맥주 프랜차이즈 기업은 14개 매장 가운데 12곳의 문을 닫았고, 문을 연 두 지점도 손님이 급감하면서 휴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하마스의 집중 공격을 받은 가자지구 주변 이스라엘 남부와 북부 레바논 접경 지역은 대피령으로 경제가 멈춰섰다. 보도에 따르면 인구 3만명의 소도시 스데롯은 이번 주까지 인구의 90% 이상이 대피했고,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모든 교차로의 신호등은 주황색으로 깜빡이는 등 유령 도시로 변했다. 이스라엘 북부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니나 미즈라히는 FT와의 인터뷰에서 "평상시엔 하루 20~40건의 운행을 했지만 지난주엔 하루 평균 손님이 한명 정도였다"며 "일거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때보다 예산 더 쏟아붓는다
서비스업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스라엘행 항공편이 대거 취소된 데 이어, 연말까지 성수기 호황을 기대했던 관광 예약도 모두 취소되고 있다. 이스라엘 관광 가이드 협회는 "분쟁에 대한 우려로 2년 후의 투어 계획까지 일부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사곳인베스트의 가이 베이트오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이스라엘의 가장 큰 전쟁이었던 2006년 헤즈볼라와 한 달 간의 싸움보다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 국내총생산이 2~3%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이스라엘 정부는 전쟁 비용은 물론 기업·개인 지원을 위한 예산 등 이중 지출을 감수할 방침이다. 이스라엘타임스에 따르면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은 "11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입해 매출에 타격을 입은 기업을 돕고 근로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재무부에 따르면 올해 이스라엘의 재정 적자 규모는 당초 목표였던 국내총생산(GDP)대비 1.1%에서 3.5%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쟁이 3개월 이상 장기화하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스라엘 재무부는 "전쟁으로 인한 정부 지출이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예산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스라엘 정부는 팬데믹 기간 486억달러(약 65조2000억원)의 예산을 투입, 2020년 적자폭이 GDP의 11.3%에 달했다. 다만 경제적인 이유로 이스라엘이 전쟁을 포기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FT는 "이스라엘의 GDP대비 부채 비율은 약 60%에 불과하고 중앙은행 외환보유고가 2000억 달러에 달한다"며 "이스라엘은 75년 역사 동안 여러 차례 전면전을 치렀고 매번 경제를 회복시켰다"고 전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