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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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낮 12시50분께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1층 로비. 수십명의 공무원들이 길게 줄을 선 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12시55분이 되자 발걸음을 재촉하며 출입구 게이트로 뛰어오는 공무원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같은 시간 인근 민원동 1층에 있는 한 커피 전문점은 테이블에 앉아 있던 공무원들이 모두 떠나 한산한 모습이었다.

정부 부처 등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는 지난 23일부터 복무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중동(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 일정에 맞춰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복무 점검이다. 오는 25일까지 진행된다. 공무원 품위손상 및 업무처리 해태(懈怠)뿐 아니라 출·퇴근 및 점심시간 등 근무 시간 미준수 여부도 집중 점검하고 있다.

다만 과거와 달리 각 부처 감사담당관실 직원들이 출입구 게이트에서 근무 시간을 지키지 않는 공무원들을 적발하는 모습은 사실상 사라졌다. 중앙동을 비롯한 정부세종청사는 게이트 통과시간이 자동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굳이 대면 적발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세종청사 피트니스센터도 오전 11시 30분에 문을 열 때는 평소 대비 한산했다는 것이 공무원들의 설명이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9조에 따르면 공무원의 점심시간은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다. 다만 피트니스센터는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운영한다. 이렇다 보니 오전 11시 20분만 되면 짐을 챙겨 피트니스센터로 향하는 공무원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세종 공직사회에선 지난 6월부터 사실상 매일 복무 점검을 받고 있다는 푸념도 들린다. 실제로 대통령 순방 기간 뿐 아니라 하계 휴가철, 추석 명절 등을 앞두고 세종 공직사회에선 연이은 복무 점검이 진행됐다. 한 중앙부처 과장급 간부는 “중앙부처에선 공무원 품위손상 등 중대한 위반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며 “이렇다 보니 점심시간 등 근무 시간 미준수가 단골 적발 사안이 됐다”고 말했다.

공직사회 복무 점검이 일상화되면서 이른바 ‘꼼수’도 등장했다. 낮 12시50분께 출입구 게이트를 통해 서둘러 청사로 들어온 후 인근 커피 전문점이나 청사 안에 있는 휴게실에서 담소를 나누는 것이다.

한 중앙부처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점심시간은 공무원들이 기본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근무 시간”이라며 “앞으로도 근무 시간 준수에 대한 복무 점검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