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의 신약과 병용 투여 땐 폐암 환자 생존 기간 늘었다"
“신약이 새로운 표준 치료법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기존 치료법보다 환자의 생존 기간을 유의미하게 늘려줄 수 있느냐입니다.”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사진)은 23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조 센터장은 얀센이 기술이전을 받아 개발 중인 유한양행의 ‘렉라자’와 얀센의 ‘리브리반트’를 함께 쓰는 병용임상 3상을 총괄했다. 경쟁약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의 효능 및 안전성과 비교했다.

그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타그리소를 처방했을 때에 비해 폐암 환자들의 생존 기간을 늘려준다”며 “폐암으로 진단받은 환자에 대한 1차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암이 재발하는 데까지 걸린 기간(무진행생존기간·PFS)이 23.7개월이었다. 타그리소(16.6개월)보다 7.1개월 길다. 암세포가 사라지는 완전관해(CR)도 더 많은 환자에게서 나왔다. 렉라자·리브리반트를 함께 투약한 환자 중에서는 29명(7%)이, 타그리소를 먹은 환자 중에선 15명(4%)이 완전관해됐다. 환자 수는 양쪽이 429명으로 동일했다.

그는 렉라자의 이번 임상 결과가 타그리소에 화학항암제를 함께 사용한 임상결과(FLAURA2)에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달 타그리소와 화학항암제를 함께 투약해 암이 다시 재발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PFS)을 8.8개월 늘린 임상 결과를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발표했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보다 더 나은 결과다. 조 교수는 “재발한 폐암 환자에게는 화학항암제가 유일한 치료법”이라며 “화학항암제를 1차 치료에서 사용하면 내성이 생겨 2차 치료에 쓸 수 없게 된다”고 했다.

조 교수는 임상시험에서 렉라자의 우수한 효능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그는 “같은 조건의 환자에게 투약했을 때 타그리소보다 재발까지 걸리는 기간이 조금 더 길었다”며 “렉라자는 타그리소를 뛰어넘는 최고의 표적항암제”라고 말했다.

마드리드=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