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3일(현지시간) 인질 2명을 추가로 석방했다. 지난 20일 미국인 인질 2명을 풀어준 데 이어 사흘 만이다. 이스라엘이 대규모 인질 석방에 필요한 대화를 위해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전을 며칠 늦출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지상전을 연기하라는 압박이 계속돼 이스라엘 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카타르와 이집트 중재에 따라 70대와 80대인 이스라엘 여성 인질 2명을 석방했다. 하마스 대변인은 텔레그램을 통해 “두 사람은 가자지구 인근 니르 오즈 키부츠 주민들로 고령인 점을 고려해 석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료 공급 조건을 두고 50명의 인질을 석방하는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1일부터 이집트의 라파 검문소를 통해 가자지구에 구호물품이 반입됐지만 연료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연료가 하마스의 손에 들어갈 수 있다며 이스라엘 정부가 반대했기 때문이다.

하마스는 연료 공급과 인질 석방을 연계해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도 인질을 석방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 이스라엘에 지상전 연기를 압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가자지구 지상전 개시가 지연되는 이유가 전술 및 전략적 고려 때문이라고 24일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준비가 돼 있고, 정치권과 협의해 다음 단계의 형태와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며 “다만 전술 및 전략적인 고려로 인해 지상 공격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정부 고위 관계자는 악시오스에 “만약 하마스가 (인질 관련) 큰 패키지를 제안한다면 우리는 그 대가로 무엇(지상전 연기)인가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