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와 0.02초 차…25일에는 200m서 대회 두 번째 메달 노려
정종대, 장애인AG 육상 100m 3위…"원하는 걸 다 이룰 순 없죠"
설하은 기자·항저우 공동취재단 = 2위와 0.02초 차 경쟁을 벌이다가 3위를 한 정종대(39·부산시)는 "원한다고 다 이룰 수는 없다"며 밝은 표정으로 결과를 받아들였다.

정종대는 2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황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년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T52 100m 결승에서 18초67로 3위에 올랐다.

초반부터 이토 다쓰야(일본)가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쳤고, 정종대와 제롤드 망리완(필리핀)이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였다.

이토가 17초41로 결승선을 먼저 끊고, 망리완이 18초65로 뒤따랐다.

정종대는 18초67로 3위를 했다.

정종대는 "내가 (망리완보다) 먼저 들어온 줄 알았다"라며 "오랜만에 심장이 쫄깃쫄깃했다.

재미있게 경기했다"고 떠올렸다.

2위를 목표로 레이스를 펼친 정종대는 0.02초 차로 은메달을 놓치고도 "컨디션에 비해 기록이 잘 나왔다.

목표로 잡은 2위를 하지는 못했지만, 원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긍정적인 성격'을 자신의 장점으로 꼽는다.

이번 대회 결과도 자신의 성격대로 미련 없이 받아들였다.

정종대는 2014년 인천 200m 동메달, 2018년 인도네시아 200m 은메달·100m 동메달에 이어 장애인아시안게임 통산 4번째 메달을 수확했다.

정종대, 장애인AG 육상 100m 3위…"원하는 걸 다 이룰 순 없죠"
정종대는 휠체어 럭비를 하다가 육상으로 종목을 바꿨다.

어린 시절 집안 사정으로 할아버지와 할머니 손에 자란 정종대는 할아버지가 덜 위험한 종목으로 바꿨으면 좋겠다고 권유해 육상에 주력했다.

정종대를 키운 할아버지는 손자가 육상 국가대표가 된 2014년, 눈을 감았다.

할아버지 이야기가 나오자 정종대는 말을 잇지 못했다.

눈시울을 붉히더니 눈물을 뚝뚝 흘렸다.

정종대는 25일 200m 결승에 출전해 대회 2번째 메달 획득을 노린다.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이 끝난 뒤에는 2024년 5월 고베 세계선수권대회, 8월 파리 패럴림픽에 대비한다.

정종대는 "이번 겨울에 열심히 훈련해 기록을 당기고 싶다.

항저우 대회 남은 경기를 즐기고, 한국으로 돌아가 다시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