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 회장도 사랑한 마크 로스코, 3m 캔버스에 담은 고독 [지금, 파리 전시 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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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재단미술관 - <마크 로스코 회고전>
추상표현주의의 거장 마크 로스코
뉴욕 지하철 그림·자화상 등 초기작부터
색의 레이어 느낄 수 있는 추상화까지 총망라
추상표현주의의 거장 마크 로스코
뉴욕 지하철 그림·자화상 등 초기작부터
색의 레이어 느낄 수 있는 추상화까지 총망라

마크 로스코가 바로 그런 작가다. 캔버스에 단색의 페인트를 칠한 게 다인 것 같은데, 그에겐 언제나 '현대미술의 거장', '미술사 흐름을 바꾼 작가'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세계 최고 부자로 손 꼽히는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도 집무실에 로스코의 그림이 걸어놨다고 한다.

전시는 로스코의 67년 인생이 담긴 '축소판'이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 런던 테이트모던 등 세계 유수 미술관뿐 아니라 로스코 후손이 물려받은 작품, 개인 컬렉터 소장품 등 곳곳에 흩어져있는 로스코 작품 110여 점을 한데 모았다.

◆"내 예술은 추상이 아니다"
시작은 지하 1층에 걸린 풍경화다. 그것도 뉴욕의 지하철 그림. 추상화의 대표주자인 로스코가 지하철 풍경을 그렸다니, 의아하지만 지금의 로스코를 만든 건 이 때 작품이었다. 그는 '지하철 그림' 연작을 통해 플랫폼, 천장, 기둥, 난간 등 건축 요소뿐 아니라, 인간의 고독함을 그리는 법을 익혔다. 당시 뉴욕 메트로폴리탄서 렘브란트의 그림을 보는 것을 즐겼던 로스코가 그의 영향을 받아 그린 자화상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내 예술은 추상이 아니다. 단지 살아 숨쉴 뿐이다."
◆미술을 음악과 시의 경지로

1960년대 중반 들어서 로스코는 어둠에 이끌렸다. 전시장 후반으로 갈수록 탁하고 어두운 색깔의 작품이 많아지는 이유다. 거기엔 로스코를 괴롭혔던 우울증과 건강이상도 한몫했다. 검은색, 회색이 소용돌이치는 캔버스는 블랙홀처럼 관람객을 압도한다.


"내가 화가가 된 이유가 있다. 음악와 시가 지닌 깊고 강렬한 감정의 경지로 미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전시는 내년 2월 4일까지 열린다.
파리=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