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인플레 8개월 만에 상승…이창용 걱정 현실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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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물가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8개월 만에 상승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공공요금과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 체감 물가가 높아진 영향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더 오르면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한 상황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4%로 집계돼 9월(3.3%)보다 0.1%포인트 올랐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2월 4.0%를 기록한 후 줄곧 하락세였다. 3월 3.9%, 4월 3.7%, 5~6월 3.5%, 7~9월 3.3% 등이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등 영향으로 국제 유가 오름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10월에 공공요금 인상이 예고된 것들이 있었고, 농산물 등 가격도 올라 물가가 계속 오른다고 보는 응답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려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 총재는 지난 23일 국감에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크게 변하기 시작하면 더 긴축을 하든지 조절을 하는데 아직까지는 물가 상승률이 변하는 동안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조금밖에 오르지 않았다"면서도 "하마스 사태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더 오르면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을 2% 선에서 안정시키고 싶은데 물가 오르는 것뿐 아니라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변하고 있느냐를 주요하게 보고 있다"며 "근원인플레이션도 동시에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18에서 128로 한 달 사이 10포인트 올랐다. 지수 자체로 지난 1월(132) 이후 가장 높았으며, 상승 폭 역시 지난 2021년 3월(10포인트)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웃돈다. 지수가 급등한 것은 1개월 사이 금리 상승 전망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뜻이다.
황 팀장은 "미국이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하고 장기 국고채 금리도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이) 당분간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지속될 것으로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2포인트 내린 108을 기록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11월(61)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뒤 10개월 연속 오르다가, 11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황 팀장은 "전국적으로 주택매매가격이 상승세이기는 하지만 최근 주담대 등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주택 가격이 오르는 데에 한계가 있지 않나 생각한 소비자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물가 우려가 커지고, 내수 부진·긴축 기조 장기화 전망에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석 달 연속 악화했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1로 9월(99.7)보다 1.6포인트 내렸다. 지난 7월 103.2까지 오른 이후 석 달 연속 하락세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2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9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소비지출전망을 제외한 5개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향후경기전망(70)이 4포인트 내렸으며, 생활형편전망(90)과 현재경기판단(64)도 2포인트 낮아졌다. 현재생활형편(88)과 가계수입전망(98)은 1포인트 하락했으며, 소비지출전망(113)만 1포인트 올랐다.
황 팀장은 "소비지출전망 역시 소비 여력이 늘어났다기보다는 물가가 높아지면서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응답한 분들이 있었다"며 "본격적으로 소비지출전망이 개선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10∼17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4%로 집계돼 9월(3.3%)보다 0.1%포인트 올랐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2월 4.0%를 기록한 후 줄곧 하락세였다. 3월 3.9%, 4월 3.7%, 5~6월 3.5%, 7~9월 3.3% 등이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등 영향으로 국제 유가 오름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10월에 공공요금 인상이 예고된 것들이 있었고, 농산물 등 가격도 올라 물가가 계속 오른다고 보는 응답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려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 총재는 지난 23일 국감에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크게 변하기 시작하면 더 긴축을 하든지 조절을 하는데 아직까지는 물가 상승률이 변하는 동안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조금밖에 오르지 않았다"면서도 "하마스 사태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더 오르면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을 2% 선에서 안정시키고 싶은데 물가 오르는 것뿐 아니라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변하고 있느냐를 주요하게 보고 있다"며 "근원인플레이션도 동시에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18에서 128로 한 달 사이 10포인트 올랐다. 지수 자체로 지난 1월(132) 이후 가장 높았으며, 상승 폭 역시 지난 2021년 3월(10포인트)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웃돈다. 지수가 급등한 것은 1개월 사이 금리 상승 전망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뜻이다.
황 팀장은 "미국이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하고 장기 국고채 금리도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이) 당분간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지속될 것으로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2포인트 내린 108을 기록했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11월(61)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뒤 10개월 연속 오르다가, 11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황 팀장은 "전국적으로 주택매매가격이 상승세이기는 하지만 최근 주담대 등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주택 가격이 오르는 데에 한계가 있지 않나 생각한 소비자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물가 우려가 커지고, 내수 부진·긴축 기조 장기화 전망에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석 달 연속 악화했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1로 9월(99.7)보다 1.6포인트 내렸다. 지난 7월 103.2까지 오른 이후 석 달 연속 하락세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2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9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소비지출전망을 제외한 5개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향후경기전망(70)이 4포인트 내렸으며, 생활형편전망(90)과 현재경기판단(64)도 2포인트 낮아졌다. 현재생활형편(88)과 가계수입전망(98)은 1포인트 하락했으며, 소비지출전망(113)만 1포인트 올랐다.
황 팀장은 "소비지출전망 역시 소비 여력이 늘어났다기보다는 물가가 높아지면서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응답한 분들이 있었다"며 "본격적으로 소비지출전망이 개선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이달 10∼17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