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가족 "'왜 갔느냐' 보단 '왜 못 돌아왔나'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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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지금 이태원이야>(창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
이태원 참사 1주년 앞두고 유가족·생존자 목소리 모아
유가족협의회 "국가는 문제 해결하려는 의지 없어"
이태원 참사 1주년 앞두고 유가족·생존자 목소리 모아
유가족협의회 "국가는 문제 해결하려는 의지 없어"

이태원 참사로 동생을 잃은 김혜인 씨는 25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우린 지금 이태원이야>(창비)에 구술자로 참여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출간된 이번 책은 사건 당일과 그날 이후의 증언을 수록한 생존자·유가족 인터뷰집이다. 잠시 눈물을 삼킨 김 씨는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국가와 정부는 2022년 10월 29일에 없었다"며 힘주어 말했다.

진술에 참여한 이들은 형제자매부터 친구와 애인, 이태원 주민과 노동자까지 다양하다. 이들을 하나로 묶는 것은 희생자들과 비슷한 또래인 '2030 세대'라는 점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부모님을 위해 정작 본인들의 슬픔을 드러내지 않고 꾹 참았던 형제자매들이 많다"며 "어쩌면 부모보다 힘든 시간을 보냈을 젊은이들의 아픔을 다룬 책"이라고 했다.

'왜 놀러 간 이들의 죽음에 국가가 나서야 하느냐'는 사회적인 인식도 상처로 다가왔다. 김혜인 씨는 "(이태원에) '왜 갔느냐'가 아니라 '왜 못 돌아왔는지'를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며 "사고가 발생했으면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애꿎은 핼러윈 축제를 없애자는 이야기만 나오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의 사망자는 159명, 이 중에는 14개국 출신 26명의 외국인 사망자도 있다. 향후 작가기록단은 이번 책에 담지 못한 이들의 사연도 추가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해정 작가는 "이 책에 담은 이야기 보다 담지 못한 이야기가 많다"며 "외국인이나 부모 등 더 다양한 유가족·생존자들의 이야기를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