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이 의결된 이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사진)이 재차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지 이틀만이다. 서 회장은 “총수는 ‘거상’, 즉 장사를 제일 잘하는 사람”이라며 “주주들의 뜻에 따라 합병을 의결했으니, 실적을 올려 대한민국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산업 성장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셀트리온 사업현황 및 합병 이후 비전에 대해 설명하는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먼저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과 관련해 서 회장은 “합병에 대한 불확실성을 끊기 위해 원래 1조원 한도였던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를 다 받겠다고 지난 23일 주총장에서 얘기했다”며 “반대표를 던진 사람들이 청구권을 모두 행사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절차를 밟아서 (합병이) 연내에는 마무리될 것”이라며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1단계(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이후 6개월 내 마무리짓겠다고 예고했던 2단계 합병, 즉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서 회장은 “6개월 내 합병절차를 사수하겠다”며 “세 회사를 한꺼번에 합병하면 주주들끼리 이해관계 충돌이 생겨서 현실적으로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병 의결 과정에서 반대표는 얼마나 나왔는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서 회장은 “정확한 숫자를 말할 순 없다”면서도 “(반대표를 던진)사람들이 다 청구권을 행사해도 그만큼의 자금은 준비돼있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 기업을 넘어 글로벌 대형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사업 계획도 다시한번 명확히했다. 특히 지난 2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은 짐펜트라(램시마SC)는 바이오시밀러나 바이오베터가 아닌 ‘신약’으로서 미국으로부터 허가받았다는 점을 힘주어 말했다.

서 회장은 “유럽에서는 램시마SC를 바이오베터 트랙으로 심사하겠다고 해서 정맥주사와 피하주사 비교임상을 진행했다”며 “하지만 미국은 그런 트랙이 없고, 신약 트랙으로 허가받아야 된다고 해서 코로나19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위약 임상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담당 임원한테 물어보니, 바이오베터나 바이오시밀러 허가받는 것 보다 신약으로 허가받는 과정에서 만난 FDA 사람이 3배는 더 많다더라”며 “대한민국 제약사가 미국에서 신약을 허가받았다는 건 굉장히 큰 스텝 하나를 밟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접 세계 곳곳에서 고객을 만나 제품을 홍보하겠다는 뜻도 다시한번 밝혔다. 서 회장은 “그룹 총수보다 샐러리맨(영업사원)으로 살았던 시간이 더 길다”며 “이번에도 캐나다에서 3주동안 130명의 의사를 만나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캐나다에는 (램시마SC를) 언제 출시하냐고 간호사가 묻길래, 신약 허가절차를 거쳐 내년 4월쯤이라고 답했다”며 “특히 젊은 환자들이 피하주사 약을 많이 기다리고 있다더라”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2030년까지 매출 12조원, 램시마SC로 3년 안에 3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서 회장은 “보고받은 숫자가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숫자들”이라며 “허가 전부터 시작된 짐펜트라 가격 예비협상은 어제부터 본격협상에 들어갔고, 연내는 해당 협상이 마무리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2030년까지 이 제품 하나로 최대 7조원까지도 볼 수 있다”며 “짐펜트라 경쟁 제품인 다케다의 엔티비오와의 비교임상도 내년 중 진행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시밀러도 2025년까지 5개 제품을 추가로 내놓겠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는 생선 장사랑 비슷하다”며 “마릿수, 즉 파이프라인이 증가하면 자동으로 매출이 증가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30년까지 바이오시밀러는 22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대한민국이 제약·바이오 사업에서 미국 다음으로 꼽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이날 기자간담회를 마무리지었다. 서 회장은 “한국 기업이 다국적 제약사랑 붙어서 이기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국인이 그 과정에서 주인공이었으면 좋겠다”며 “많은 사람들이 우리 미래의 중요한 산업으로 바이오산업이 자리잡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이 기대치가 실망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이하 서정진 회장 주요 발언 및 Q&A

많은 기관투자자들 첫번째 질문이 합병 왜하냐는 겁니다. 그래서 주주들이 원해서 하는거라고 답했습니다. 내가 원해서 하는 게 아니라. 그다음 질문에 ‘왜 지금 하냐’는 건데, 그게 지난번 주주총회때 제가 연내 하겠다고 했던 답변을 지키기 위해 올해 진행하는 겁니다.

근데 보통 (회사를) 분할하는 건 있어도 합치는건 보기가 흔치 않다 보니까 많은 투자자들이 좋은 결정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좋아했어요. 서로 오해의 소지를 없애면 기존 주주도 좋고 미래의 투자자도 좋을 것이다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중략) 그다음에 공교롭게 엊그제 ‘짐펜트라’가 허가받았습니다. 짐펜트라를 개발한 이유가, 제가 미국에 가서 램시마 시밀러를 개발했다 그랬더니 ‘20년 전에 정맥주사로 나온거를 또 하느냐, 피하주사(SC) 기술은 없느냐’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 자존심을 상하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연구소와 얘끼해보니까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3~4년 열심히 해서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제품을 개발하고 나서 유럽 미국 FDA와 상의했는데 유럽에서는 바이오베터 컨셉으로 승인하니까 정맥주사랑 피하주사 비교임상을 해라. 이렇게 했는데 근데 미국은 위약으로 신약임상을 하라고 했어요. 근데 위약 임상을 진행한 기간이 코로나19 때였어요. 그래서 굉장히 마음을 졸이며 임상을 진행했습니다.

(중략) 저도 합병이라는 걸 처음 해보니까 제일 문제가 뭐냐, 주식매수청구권이 얼마나 들어오느냐가 제일 문제더라고요. 그래서 최대한으로 얼마쯤 들어올 수 있을까 봐서 사전에 그 자금을 준비했습니다. 근데 많이 들어올 것 같진 않아요. 하지만 그것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끊는게 좋을 것 같아서 원래 1조짜리였는데 다 받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앞으로 의미있는 도약을 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준비가 돼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 많은 분들이 바이오산업과 헬스케어 산업이 우리 미래의 중요한 사업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하고 계시는데 이 기대치가 실망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리고 합병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완성된 바는 나머지 절차를 밟아서 연내에는 마무리될 것입니다. 그래서 차질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질문 받겠습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Q. 짐펜트라 가격 정책은 어떻게 되는지?

A. 짐펜트라의 경젱제품은 다케다 정도다. 대개 연내 약값이 9만불~10만불 정도인데 비슷하게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다음 페이어들과 어떻게 협상을 이어갈 것이냐, 영업을 어떻게 할 것이냐, 약국마진, 광고비용 등등을 다 고려해야 하는데 숫자를 딱 찍어서 얘기하면 약가협상하는데 곤란할 수 있다. 그래도 경쟁사하고 비슷한 가격을 받을 것이다. 페이어들과 예비협상은 이미 시작했고, 어제부터 본격 협상 들어갔으며 그 협상도 연내 마무리하겠다.

Q. 합병 반대표는 얼마나 나왔나?

A. 정확한 숫자는 말할 수 없지만 반대표를 낸 사람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모두 행사해도 그만큼의 자금이 준비돼있다. 그것이 합병 불확실성 요소는 아니다.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Q. 2030년까지 신약 매출 5조원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짐펜트라가 3조라고 하면 나머지 2조는? 그리고 유럽에서는 짐펜트라가 바이오베터로 승인이 나서 신약이 아니라는 비판도 있다.

A. 신약이냐 시밀러냐 라기보다는 오리지널 제품인지 경쟁제품인지 이렇게 갈라서 보는게 맞다. 오리지널 제품이라고 하는건 전부 특허로 보호가 돼야하고, 이것들은 전부 위약 임상을 거쳐서 하는것이다. 시밀러나 베타는 비교임상을 진행한다. 그래서 짐펜트라는 허가 트랙 자체가 다르다. 이번에 해보니까 오리지널 제품 허가받는게 훨씬 어렵다.

미국에는 IBD 환자 수가 30만명이다. 그 중 램시마를 쓰는 환자가 27만명이다. 이중 SC로 넘어오는 건데, 평균적으로 2년안에 40% 가량 넘어오더라. 이 제품 하나로 최대 7조원까지도 볼 수 있다. 그룹 총수보다 샐러리맨으로 살았던 시간이 더 길다.

이번에도 캐나다에 가서 3주 동안 130명 의사를 만났다. 가면 진료실 앞에서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 환자 목소리 듣고, 의사 선생님들 목소리 듣고. 가니까 간호사 선생님이 캐나다에서는 (램시마SC를) 언제 런칭하냐고 묻더라. 그래서 캐나다는 신약 허가절차 밟아야 하기 때문에 내년 4월이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젊은 환자들이 많이 원한다더라. 요새 젊은이들이 생활이 자유로운데 정맥주사는 병원에 가서 특정 방 안에서 몇시간동안 주사를 맞아야 하니 생활이 고정되고 자유가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 약을 기다린다고 한다.

또 어르신들은 은퇴하고 나면 병원에서 좀 떨어진 데서 살고 싶은데 치료하기 힘들다는이야기도 하더라. 매출 숫자나 이런 숫자가 지금 보고 받는 숫자가 아니라 제가 직접 확인한 숫자다.

Q. 1단계 합병 이후 2단계 합병 계획 변화는 없는지? 구체적인 타임라인은?

A. 셀트리온 제약은 6개월 내 합병절차 사수하겠다. 그게 원래 한꺼번에 3개를 다 하면 주주들끼리 이해관계가 충돌돼서 현실적으로 안되겠더라. 그래서 계획대로 할 것이다.

Q. 앞으로 R&D 투자는 어떻게 진행?

A. EBITDA가 3조원 됐을 때 1조원은 R&D, 또 1조원은 현금자산, 나머지 1조원은 주주배당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에비타가 3조원이 되는 시기가 내년 말까지는 약간 어려울 듯 한데 2025년까지는 가능할 것 같다. 에비타가 3조원 될 때까지 최소 6000억~1조원은 R&D에 투자하겠다.

Q. 유플라이마 미국 시장 진출 상황은?

A. 이제 나가기 시작해서 유플라이마 본격 매출 일어나는 것은 내년 하반기부터 될 것이다. (보험시장 공략) 방식을 이번에 한번 해보고 또 바꿀 수도 있다. 미국에서 이번에 처음 한거니까.

Q. M&A 진행 상황은?

A. 일본 기업을 하나 준비하던 게 있었다. 근데 아직 결론이 안났다. 일본 제약사를 인수하려고 했던 이유는, 일본 시장이 우리가 직판망이 있다 해도 뚫기 쉬운 시장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가격협상이 조금 애매한 상황이다.

처음에는 이렇게 큰 회사가 될 지 몰랐어요. 안 망하는게 목표였어요. 그 다음에 (창업)하고나니까 돈을 벌고 싶더라고요. 그 다음에 규모가 커지고 나니까 내가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해야하는가 생각하게 됐습니다.

왜 상속에 대한 준비 안했냐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렇게 될 줄 모르고 안했어요. 지금은 왜 안하냐? 지금은 할 환경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국에는 사람들 기억에 어떤 사람으로 남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이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에서 미국 다음으로 꼽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다국적 제약사랑 붙어서 이기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한국인이 주요 주인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마무리 발언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