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때 부터 친해"…장항준·송은이 우정의 산실 '오픈 더 도어' [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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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편에서 계속
▲ '오픈 더 도어'를 두고 두 사람의 '오랜 우정의 결실'이라고 한다. 아무리 친해도 같이 일하는 건 다른 영역 아닌가.
장 제가 수많은 제작자와 일했는데 가장 단신이고, 가장 격의 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료다. 예를 들어 세트 얘기를 할 때 '로케이션 찾을 수 있는데, 이걸 좀 아껴보자' 이런 식으로 말하면서 감정을 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송은이 씨는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해' 직설적으로 말해버린다. 서로 독하거나 공격적인 성격이 아니라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송은이 씨가 대학교 1학년, 제가 복학생으로 처음 만나 그때부터 친했다. 저와 놀아주는 애가 없었는데, 송은이 씨가 많이 놀아줬다. 관계는 거의 변한 게 없다. 각자 지위가 변한 형태다.
송 전 처음 제작한 감독님이라 이 영화가 잘 완주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기본적인 존경이 있다. 예능에선 '무시한다', '가볍다' 하지만 인간적인 신뢰가 있다. 그리고 홍보도 이렇게 적극적으로 따라주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장 전 이상하다. 왜 자기 영화인데 홍보를 안 하지?
▲ 예능과 영화 제작의 차이가 있을 거 같은데, 앞으로도 해봐야겠다고 느낀 지점이 있나.
송 예능은 'PD의 예술이다', '작가의 영역이다', '출연자의 것이다' 이럴 수 없는데 영화는 확실히 감독의 영역 같다. 주변에서 많은 조언을 하지만 하나의 완성품을 만드는 건 감독님이더라. 다만 뭔가를 치열하게 만드는 현장은 동일한 거 같다. 그리고 이번에 제작할 때 장원석 BA엔터테인먼트 대표라는 훌륭한 업계 선배에게 많이 배웠다. 비보는 재미나게 만든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항상 열려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제작도 계속할 거 같다.
▲ 앞으로의 제작의 방향도 궁금하다.
송 제 주관 있게 하고 싶고, 아이템도 중요하다. 후배들도 응원하고 싶다. 박성광 감독님이 '웅남이'를 연출했는데, 그 과정 자체가 얼마나 험난했을지 알기 때문에 더 응원하고 싶다. 박성광 감독님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깊이 있게 준비했고, 메시지도 저와 잘 맞는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 장항준 감독님 같은 기성 감독도 좋지만, 신인 감독들도 응원하고 싶다.
▲ 사업 영역이 굉장히 커졌다.
송 사명인 '비보'는 '비밀보장'의 줄임말이지만, '활기차다'는 뜻도 있다. 예능을 만들고, 브랜드를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하고, 영화와 음반을 제작하는 게 같은 뿌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열매가 다른 거 같다. 이 사옥에 오면서 콘텐츠 적으로 사업적인 틀과 모양은 잡힌 거 같다. 이제 이 안에서 탄탄하게 내실을 다지고 싶다. ▲ 처음 영화를 제작하는 제작사와 작업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장 기성 제작사보다 편한 부분이 있었다. 여기 분위기 자체가 이유식을 하는, 초식동물 같은 사람만 있다. 대부분 유하고, 서로서로 배려나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전달하는 부분이 제작하는 부분에서도 유용했다. 자존심 싸움이나 서열 이런 것들 때문에 갈등을 빚기도 하는데, 그런 게 없어서 편하게 작업했다.
송 저희의 영입 기준은 야망과 성공에 목맨 사람은 올 수 없다. 가늘고 꾸준히, 서로가 하고자 하는 것을 응원하고 오래 걸어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결이 맞다면 함께하는 거다.
▲ 이 영화를 공개하면서 송은이 대표는 '장항준이 김은희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김은희 작가의 평가는 어떤가.
장 김은희 씨는 아직 영화를 못 봤다. 저희가 VIP 시사를 따로 하지 않아서. 시나리오 내용 자체는 알고 있다. 기대가 많은 것도 있고. 어찌 보면 저희 부부는 서로의 일에 대해서 응원하고 하진 않는다. 술 먹으면서 '이 아이템 어때' 정도는 하는데, 작품에 도움을 준다거나 하진 않는다. 그리고 솔직히 저는 일단 '남의 걸' 못 읽겠다.(웃음) 김은희 작가가 저는 아니니까.
▲ 오랜 친구였지만, 함께 작업하면서 서로의 다른 면을 보진 않았나.
송 거의 비슷하다. 예능에서 보는 모습과 현장에서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본업에선 '진지한 모드' 스위치가 켜지는 건 맞다. 좀 다른 건 목소리가 상당히 크다. '컷'을 상당히 우렁차고 단호하게 한다. '오케이'가 분명하다. 주관이 없다고 아시죠?(웃음) 오케이가 확실하다.
장 저예산 독립영화의 현실인데, 빨리 결정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회차를 넘겨서 계속할 건지, 그걸 조절해야 한다. 많은 분이 대작이 찍기 어렵고, 작은 작품이 쉬울 거라 생각하는데, 꼭 그런 건 아니다. 여건이 안 좋을 때가 많다. 그렇지만 이번엔 현명한 동료가 많아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 이 영화는 '돈'과 '가족'이란 키워드로 정리될 거 같다. 장항준 감독에게 '돈'과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
장 저희는 가족들끼리 돈 문제로 이견이 있거나 그러진 않다. 우리 직계가족들끼리도 그렇고. 잘 벌 때나 못 벌 때나 제 생각도 같다. 가족, 친구와 쓸려고 돈을 버는 거다. 가끔 제가 '비싼 옷을 입었네' 싶을 때가 있을 거다. 그건 다 선물 받은 거다. 가족은 제 인생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이자 동반자이다.
▲ 다음 작품도 이렇게 시사적이고, 사회적인 사건을 다룰까.
장 대본 작업 하는 것도 있고, 준비하고 있는 것도 있다. 예전엔 연출자가 혼자 작품을 준비하면서 거의 5년, 4년에 한 편 나왔는데, 요즘은 안 그런다. 주변에도 보면 낚싯대를 하나만 놓진 않더라. 이게 안 되면 다른 걸 하고. 장르나 이야기가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혹한, 빙하기도 올 수 있지만 묵묵히 준비하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저도 지금 몇 개 있지만, 어떤 게 먼저 들어갈지 모르겠다. 장르 역시 김밥천국이다. 다양하다. 엑소시즘도 있고, 드라마는 사회적인 문제를 아우른 센 것도 있다.
▲ 요즘 영화계가 아주 힘들다고 하는데,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장 영화계는 제가 기억하는 순간은 90년대인데, 그때부터 르네상스였다. 지속적인 발전이었다. 전 세계가 부러워했고 눈부신 성장이었다. 그러다 최근 코로나19와 겹치면서 위축되고, 극장이 위기인 것도 사실인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작자는 계속 만들어야 하는 거 같다. 개인적으로 배고픈 시기는 항상 있었다. 영화 일을 하는 사람들은 '배고픈 사람'의 대명사였던 거 같다. 오로지 영화만 좋아서 했던 사람이 살아남아 지금까지 만드는 거 같다. 그런 면에서 끊임없이 갈구하고 탐구해야 한다.
송 편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을 울리는 중요한 타이밍이 올 때가 있는 거 같다. 영화의 본질과 과정에 집중하는 작업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 '오픈 더 도어'를 두고 두 사람의 '오랜 우정의 결실'이라고 한다. 아무리 친해도 같이 일하는 건 다른 영역 아닌가.
장 제가 수많은 제작자와 일했는데 가장 단신이고, 가장 격의 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료다. 예를 들어 세트 얘기를 할 때 '로케이션 찾을 수 있는데, 이걸 좀 아껴보자' 이런 식으로 말하면서 감정을 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송은이 씨는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해' 직설적으로 말해버린다. 서로 독하거나 공격적인 성격이 아니라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송은이 씨가 대학교 1학년, 제가 복학생으로 처음 만나 그때부터 친했다. 저와 놀아주는 애가 없었는데, 송은이 씨가 많이 놀아줬다. 관계는 거의 변한 게 없다. 각자 지위가 변한 형태다.
송 전 처음 제작한 감독님이라 이 영화가 잘 완주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기본적인 존경이 있다. 예능에선 '무시한다', '가볍다' 하지만 인간적인 신뢰가 있다. 그리고 홍보도 이렇게 적극적으로 따라주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장 전 이상하다. 왜 자기 영화인데 홍보를 안 하지?
▲ 예능과 영화 제작의 차이가 있을 거 같은데, 앞으로도 해봐야겠다고 느낀 지점이 있나.
송 예능은 'PD의 예술이다', '작가의 영역이다', '출연자의 것이다' 이럴 수 없는데 영화는 확실히 감독의 영역 같다. 주변에서 많은 조언을 하지만 하나의 완성품을 만드는 건 감독님이더라. 다만 뭔가를 치열하게 만드는 현장은 동일한 거 같다. 그리고 이번에 제작할 때 장원석 BA엔터테인먼트 대표라는 훌륭한 업계 선배에게 많이 배웠다. 비보는 재미나게 만든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항상 열려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제작도 계속할 거 같다.
▲ 앞으로의 제작의 방향도 궁금하다.
송 제 주관 있게 하고 싶고, 아이템도 중요하다. 후배들도 응원하고 싶다. 박성광 감독님이 '웅남이'를 연출했는데, 그 과정 자체가 얼마나 험난했을지 알기 때문에 더 응원하고 싶다. 박성광 감독님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깊이 있게 준비했고, 메시지도 저와 잘 맞는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 장항준 감독님 같은 기성 감독도 좋지만, 신인 감독들도 응원하고 싶다.
▲ 사업 영역이 굉장히 커졌다.
송 사명인 '비보'는 '비밀보장'의 줄임말이지만, '활기차다'는 뜻도 있다. 예능을 만들고, 브랜드를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하고, 영화와 음반을 제작하는 게 같은 뿌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열매가 다른 거 같다. 이 사옥에 오면서 콘텐츠 적으로 사업적인 틀과 모양은 잡힌 거 같다. 이제 이 안에서 탄탄하게 내실을 다지고 싶다. ▲ 처음 영화를 제작하는 제작사와 작업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장 기성 제작사보다 편한 부분이 있었다. 여기 분위기 자체가 이유식을 하는, 초식동물 같은 사람만 있다. 대부분 유하고, 서로서로 배려나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전달하는 부분이 제작하는 부분에서도 유용했다. 자존심 싸움이나 서열 이런 것들 때문에 갈등을 빚기도 하는데, 그런 게 없어서 편하게 작업했다.
송 저희의 영입 기준은 야망과 성공에 목맨 사람은 올 수 없다. 가늘고 꾸준히, 서로가 하고자 하는 것을 응원하고 오래 걸어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결이 맞다면 함께하는 거다.
▲ 이 영화를 공개하면서 송은이 대표는 '장항준이 김은희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김은희 작가의 평가는 어떤가.
장 김은희 씨는 아직 영화를 못 봤다. 저희가 VIP 시사를 따로 하지 않아서. 시나리오 내용 자체는 알고 있다. 기대가 많은 것도 있고. 어찌 보면 저희 부부는 서로의 일에 대해서 응원하고 하진 않는다. 술 먹으면서 '이 아이템 어때' 정도는 하는데, 작품에 도움을 준다거나 하진 않는다. 그리고 솔직히 저는 일단 '남의 걸' 못 읽겠다.(웃음) 김은희 작가가 저는 아니니까.
▲ 오랜 친구였지만, 함께 작업하면서 서로의 다른 면을 보진 않았나.
송 거의 비슷하다. 예능에서 보는 모습과 현장에서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본업에선 '진지한 모드' 스위치가 켜지는 건 맞다. 좀 다른 건 목소리가 상당히 크다. '컷'을 상당히 우렁차고 단호하게 한다. '오케이'가 분명하다. 주관이 없다고 아시죠?(웃음) 오케이가 확실하다.
장 저예산 독립영화의 현실인데, 빨리 결정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회차를 넘겨서 계속할 건지, 그걸 조절해야 한다. 많은 분이 대작이 찍기 어렵고, 작은 작품이 쉬울 거라 생각하는데, 꼭 그런 건 아니다. 여건이 안 좋을 때가 많다. 그렇지만 이번엔 현명한 동료가 많아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 이 영화는 '돈'과 '가족'이란 키워드로 정리될 거 같다. 장항준 감독에게 '돈'과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
장 저희는 가족들끼리 돈 문제로 이견이 있거나 그러진 않다. 우리 직계가족들끼리도 그렇고. 잘 벌 때나 못 벌 때나 제 생각도 같다. 가족, 친구와 쓸려고 돈을 버는 거다. 가끔 제가 '비싼 옷을 입었네' 싶을 때가 있을 거다. 그건 다 선물 받은 거다. 가족은 제 인생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이자 동반자이다.
▲ 다음 작품도 이렇게 시사적이고, 사회적인 사건을 다룰까.
장 대본 작업 하는 것도 있고, 준비하고 있는 것도 있다. 예전엔 연출자가 혼자 작품을 준비하면서 거의 5년, 4년에 한 편 나왔는데, 요즘은 안 그런다. 주변에도 보면 낚싯대를 하나만 놓진 않더라. 이게 안 되면 다른 걸 하고. 장르나 이야기가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혹한, 빙하기도 올 수 있지만 묵묵히 준비하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저도 지금 몇 개 있지만, 어떤 게 먼저 들어갈지 모르겠다. 장르 역시 김밥천국이다. 다양하다. 엑소시즘도 있고, 드라마는 사회적인 문제를 아우른 센 것도 있다.
▲ 요즘 영화계가 아주 힘들다고 하는데,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장 영화계는 제가 기억하는 순간은 90년대인데, 그때부터 르네상스였다. 지속적인 발전이었다. 전 세계가 부러워했고 눈부신 성장이었다. 그러다 최근 코로나19와 겹치면서 위축되고, 극장이 위기인 것도 사실인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작자는 계속 만들어야 하는 거 같다. 개인적으로 배고픈 시기는 항상 있었다. 영화 일을 하는 사람들은 '배고픈 사람'의 대명사였던 거 같다. 오로지 영화만 좋아서 했던 사람이 살아남아 지금까지 만드는 거 같다. 그런 면에서 끊임없이 갈구하고 탐구해야 한다.
송 편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을 울리는 중요한 타이밍이 올 때가 있는 거 같다. 영화의 본질과 과정에 집중하는 작업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