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지속 전망"…고용주, 구인난에 학력 조건 낮추기도
러 극동, 농업·건설 인력난 심각…"매년 2만9천명 타지 떠나"
우크라이나 사태 후 러시아가 유럽 대체 시장 개척을 위해 극동 개발에 힘 쏟고 있지만 해당 지역의 만성적인 인력난은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4일(현지시간)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온라인 구인·구직 플랫폼 '헤드헌터'의 극동 지역 책임자 크세니야 아베리나는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매년 2만7천∼2만9천명이 극동 지역을 떠났고 이곳으로 오는 이주자 수는 제한적"이라며 "(인력 필요성에 대한) 고용주들의 요구는 증가하고 있지만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

(인력) 부족은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극동 지역 개발기관들이 러시아 다른 지역에서 이곳으로 인적자원을 유인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하고 있으나 향후 몇 년 동안 변동은 거의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정부는 오랜 기간 극동 지역 인구 늘리기에 공을 들여왔지만, 낙후한 산업과 기반 시설 등으로 뚜렷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반면, 이 지역 젊은이들이 모스크바 등 서부 대도시나 해외로 빠져나간 탓에 양질의 노동력 확보는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았다.

특정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러시아 내 다른 지역에서 극동으로 오는 전문 인력들도 있지만, 그 규모는 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게다가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 발발 후 극동 지역 젊은 층 상당수도 우크라이나에 보내진 탓에 노동력 부족난은 더욱 악화했다.

현재 극동에서는 자동차, 농업, 건설, 의료, 물류 등 분야에서 인력 부족 문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앞서 이달 초 연해주 정부 또한 2025년까지 지역에서 건설 분야 전문인력 1만7천여명이 부족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까닭에 현지에서는 중국이나 북한 등 해외 노동자들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이다.

고용주들은 당분간 인력난이 해결될 기미가 없자 학력 수준을 낮추는 등 채용 조건도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리나 극동 지역 책임자는 "이전에는 일자리의 50% 이상이 고등교육(수료)을 조건으로 내세웠다"며 "하지만 이제 고용주들은 (학력보다) 숙련도를 고려해 직원을 채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를 제외하고는 일자리의 60% 이상이 더 이상 고등교육을 채용 조건으로 요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