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 돈으로 이자도 못 낸다…10곳 중 4곳 '좀비기업'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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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좀비기업 비중 42.3%…역대 최대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99.23979013.1.jpg)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2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42.3%로 집계됐다. 2021년 40.5%에서 1.8%포인트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자비용이 있는 기업이 작년 46만8248곳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19만8145곳이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했다는 뜻이된다.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업은 절반 이상의 기업이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이었다. 이자보상비율 중위값이 90.7%를 기록했다. 이 기간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 등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500% 이상인 기업 비중은 34.2%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성환 한은 기업통계 팀장은 "시중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좋은 기업은 더 좋아지고 나쁜 기업은 더 나빠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체 기업의 안정성 지표도 크게 악화했다.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91만206개)의 부채비율은 122.3%로 지난 2021년(120.3%)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지난 2015년(128.4%) 이후 7년 만에 최고치였다.
지난해 전체 기업의 차입금의존도는 31.3%로, 2021년(30.2%)보다 1.1%포인트 올랐다. 이 역시 지난 2015년(31.4%) 이후 최고치다. 이 팀장은 "제조업의 경우 부채비율이 하락했으나 전기가스 등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를 제외한 전산업 부채비율은 2021년 119.1%에서 2022년 118.5%로 오히려 하락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두 곳을 제외하면 2021년 29.9%에서 2022년 30.4%로 0.5%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15.1% 증가했다. 증가 폭은 2021년(17.0%)보다 1.9%포인트 줄었지만, 2010년 편제 시작 이후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 팀장은 "매출액 증가율이 소폭 하락하기는 했지만 주력 제조업과 전기가스업,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연간 총자산증가율은 2021년 12.7%에서 지난해 9.7%로 낮아졌지만 통계 편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총자산증가율이 2021년보다 하락한 것은 매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제조업·대기업은 매출채권, 비제조업·중소기업은 현금성 자산 증가율이 낮아진 영향이다.
수익성 지표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1년 전보다 나빠졌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률(4.5%)과 세전 순이익률(4.6%) 모두 지난 2021년(5.6%와 6.5%)보다 각각 1.1%포인트, 1.9%포인트 떨어졌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