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준·송은이 "코흘리개 시절 만나 이젠 같이 영화 찍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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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더 도어' 감독·제작자로 협업…"32년 지나도 변하지 않는 친구"
장 "흥행 강박 버리고 이야기에 집중"…송 "부끄럽지 않은 첫 영화" "대학 다닐 때 은이를 보면서 '쟤 어떡하려고 하지?' 생각했어요.
"(장항준)
"저도 마찬가지예요.
'저 오빠 뭐 되려고 하지?' 걱정했죠."(송은이)
영화감독 장항준(54)과 방송인 송은이(50)는 32년 지기다.
서울예대 연극과에서 각각 89학번 복학생과 91학번 재학생으로 처음 만나 지금까지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수년간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호흡을 맞춰온 두 사람은 25일 개봉한 영화 '오픈 더 도어'를 통해 처음으로 감독과 제작자로 협업했다.
장 감독이 연출을, 송은이가 대표로 있는 콘텐츠 회사 컨텐츠랩 비보가 제작을 맡았다.
이날 마포구 컨텐츠랩 비보 사옥에서 만난 두 사람은 "둘 다 어엿하게 직업적 성취를 이루고서 함께 영화 작업을 했다는 건 인생에서 뜻깊은 일"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아웃사이더처럼 도서관에서 글 쓰고 책 읽던 오빠가 영화감독이라는 꿈을 이뤘고, 그 어렵다는 영화계에서 사랑받는 사람이 됐잖아요.
저 역시 30년간 방송을 하면서 지금 이 자리에 왔고요.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 함께 갔을 때 오빠가 '코흘리개였던 송은이와 장항준이 같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하는데 그게 참 현실적으로 와닿더라고요.
" (송은이)
30년이 넘는 세월을 지우로 지낸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함께 일한다는 건 더 어려운 일처럼 보인다.
두 사람의 비결은 뭘까.
장 감독은 "송은이가 변한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학생 때나 유명 방송인이 된 이후, 한 회사의 대표가 된 지금도 늘 한결 같기에 믿음이 있었다는 것이다.
"살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는데 그 인연이 지금까지 온다는 건 쉽지 않잖아요.
하물며 가족도요.
저희의 경우 동력은 서로 변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끊임없이 우정을 쌓을 수 있었던 거지요.
일을 하면서도 마찬가지예요.
저나 은이나 어떤 환경에서든 늘 똑같아요.
"
송은이는 "작은 행복을 놓치지 않으려는 가치관도 같다"며 "둘 다 소주 한잔에 찌개 하나 먹는 것도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송은이가 '오픈 더 도어'로 영화 제작에 도전하게 된 이유 중 하나도 장 감독에 대한 신뢰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의 영화 작업은 상상할 수 없었지만, 장 감독님은 예측할 수 있고 현장에서 큰소리가 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2015년 송은이가 설립한 컨텐츠랩 비보는 팟캐스트부터 예능 프로그램, 유튜브 콘텐츠 등을 만들고 있지만 영화를 제작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송은이는 "꿈을 하나 이룬 것 같다"며 "첫 영화로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내놔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는 20대 시절 종로 일대 극장을 돌며 '영화 관람 투어'를 할 만큼 영화를 좋아했다고 한다.
회사 설립 후에는 언젠가 좋은 이야기만 만나면 영화 제작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차에 장 감독이 쓴 '오픈 더 도어' 단편 시나리오를 보게 됐고, 이를 영화로 제작하기로 했다.
장 감독은 "이게 웬 떡인가" 생각하면서 장편 시나리오로 확장했다.
이 영화는 미국 뉴저지의 한인 세탁소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모티프로 했다.
일반적인 스릴러 영화와는 달리 범인이 누구인지 먼저 알려준 다음, 이 가족이 무엇 때문에 비극을 맞게 됐는지를 시간 역순으로 보여준다.
장 감독은 "실제 사건을 접했을 때 이들이 왜 이렇게 파멸하게 됐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면서 "점점 나이가 드니까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욕망을 어떻게 제어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온전히 이야기와 인물에 집중했고 흥행에 대한 강박도 많이 버렸어요.
상업적인 영화의 틀이라면 결국 '범인은 누군가'로 귀결되잖아요.
하지만 저는 '왜'에 집중했어요.
역순 구성은 동시대의 사람들이 가진 욕망을 이해하는데 꼭 필요하다고다고 생각했습니다.
" 송은이 역시 "왜 이 가족이 이렇게까지 되고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며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오픈 더 도어'는 영화가 가진 목적에 딱 맞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첫 도전인 만큼 영화 제작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짧은 기간 동안 러닝타임 1시간이 넘는 분량을 촬영하는 상황을 조율해야 했고, 낯선 환경이다 보니 어떨 땐 "밥 먹으러 갑시다"라고 말하는 것조차 눈치 보였다고 한다.
송은이는 "출퇴근하듯이 촬영 현장을 찾았다"면서 "어떨 땐 감독님 차를 대신 운전해주기도 했다"며 웃었다.
"이 영화를 통해 확실히 알게 된 건 영화는 감독이 빚는 예술이라는 거예요.
제작자는 현장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인 거 같아요.
사람들 얘기를 잘 듣고 다음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인 거지요.
어쨌든 제작자로서 손익분기점을 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매일 스코어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하하." /연합뉴스
장 "흥행 강박 버리고 이야기에 집중"…송 "부끄럽지 않은 첫 영화" "대학 다닐 때 은이를 보면서 '쟤 어떡하려고 하지?' 생각했어요.
"(장항준)
"저도 마찬가지예요.
'저 오빠 뭐 되려고 하지?' 걱정했죠."(송은이)
영화감독 장항준(54)과 방송인 송은이(50)는 32년 지기다.
서울예대 연극과에서 각각 89학번 복학생과 91학번 재학생으로 처음 만나 지금까지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수년간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호흡을 맞춰온 두 사람은 25일 개봉한 영화 '오픈 더 도어'를 통해 처음으로 감독과 제작자로 협업했다.
장 감독이 연출을, 송은이가 대표로 있는 콘텐츠 회사 컨텐츠랩 비보가 제작을 맡았다.
이날 마포구 컨텐츠랩 비보 사옥에서 만난 두 사람은 "둘 다 어엿하게 직업적 성취를 이루고서 함께 영화 작업을 했다는 건 인생에서 뜻깊은 일"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아웃사이더처럼 도서관에서 글 쓰고 책 읽던 오빠가 영화감독이라는 꿈을 이뤘고, 그 어렵다는 영화계에서 사랑받는 사람이 됐잖아요.
저 역시 30년간 방송을 하면서 지금 이 자리에 왔고요.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 함께 갔을 때 오빠가 '코흘리개였던 송은이와 장항준이 같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하는데 그게 참 현실적으로 와닿더라고요.
" (송은이)
30년이 넘는 세월을 지우로 지낸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함께 일한다는 건 더 어려운 일처럼 보인다.
두 사람의 비결은 뭘까.
장 감독은 "송은이가 변한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학생 때나 유명 방송인이 된 이후, 한 회사의 대표가 된 지금도 늘 한결 같기에 믿음이 있었다는 것이다.
"살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는데 그 인연이 지금까지 온다는 건 쉽지 않잖아요.
하물며 가족도요.
저희의 경우 동력은 서로 변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끊임없이 우정을 쌓을 수 있었던 거지요.
일을 하면서도 마찬가지예요.
저나 은이나 어떤 환경에서든 늘 똑같아요.
"
송은이는 "작은 행복을 놓치지 않으려는 가치관도 같다"며 "둘 다 소주 한잔에 찌개 하나 먹는 것도 소중하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송은이가 '오픈 더 도어'로 영화 제작에 도전하게 된 이유 중 하나도 장 감독에 대한 신뢰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의 영화 작업은 상상할 수 없었지만, 장 감독님은 예측할 수 있고 현장에서 큰소리가 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2015년 송은이가 설립한 컨텐츠랩 비보는 팟캐스트부터 예능 프로그램, 유튜브 콘텐츠 등을 만들고 있지만 영화를 제작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송은이는 "꿈을 하나 이룬 것 같다"며 "첫 영화로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내놔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는 20대 시절 종로 일대 극장을 돌며 '영화 관람 투어'를 할 만큼 영화를 좋아했다고 한다.
회사 설립 후에는 언젠가 좋은 이야기만 만나면 영화 제작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차에 장 감독이 쓴 '오픈 더 도어' 단편 시나리오를 보게 됐고, 이를 영화로 제작하기로 했다.
장 감독은 "이게 웬 떡인가" 생각하면서 장편 시나리오로 확장했다.
이 영화는 미국 뉴저지의 한인 세탁소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모티프로 했다.
일반적인 스릴러 영화와는 달리 범인이 누구인지 먼저 알려준 다음, 이 가족이 무엇 때문에 비극을 맞게 됐는지를 시간 역순으로 보여준다.
장 감독은 "실제 사건을 접했을 때 이들이 왜 이렇게 파멸하게 됐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면서 "점점 나이가 드니까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욕망을 어떻게 제어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온전히 이야기와 인물에 집중했고 흥행에 대한 강박도 많이 버렸어요.
상업적인 영화의 틀이라면 결국 '범인은 누군가'로 귀결되잖아요.
하지만 저는 '왜'에 집중했어요.
역순 구성은 동시대의 사람들이 가진 욕망을 이해하는데 꼭 필요하다고다고 생각했습니다.
" 송은이 역시 "왜 이 가족이 이렇게까지 되고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는 나를 발견하게 됐다"며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오픈 더 도어'는 영화가 가진 목적에 딱 맞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첫 도전인 만큼 영화 제작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짧은 기간 동안 러닝타임 1시간이 넘는 분량을 촬영하는 상황을 조율해야 했고, 낯선 환경이다 보니 어떨 땐 "밥 먹으러 갑시다"라고 말하는 것조차 눈치 보였다고 한다.
송은이는 "출퇴근하듯이 촬영 현장을 찾았다"면서 "어떨 땐 감독님 차를 대신 운전해주기도 했다"며 웃었다.
"이 영화를 통해 확실히 알게 된 건 영화는 감독이 빚는 예술이라는 거예요.
제작자는 현장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인 거 같아요.
사람들 얘기를 잘 듣고 다음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인 거지요.
어쨌든 제작자로서 손익분기점을 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매일 스코어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하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