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몰래 녹음' 아동학대 고소…상황 반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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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재판서 녹음본 전체 공개
교사 측 "위법수집 증거에 해당"
교사 측 "위법수집 증거에 해당"
웹툰 작가 주호민(41)이 자폐 성향 아들을 담당한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한 재판이 연기된 가운데, 다음 공판에서 아들과 교사의 대화가 담긴 '수업 시간 녹취록'이 전부 공개될 예정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9단독(곽용헌 판사)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받는 특수교사 A씨의 4차 공판을 오는 30일에서 내달 27일로 연기했다.
이와 관련, 전날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은 "유명 웹툰 작가의 초등 발달장애 아이를 학대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특수교육 선생님을 만났다"며 "연기된 공판에서는 아이 가방에 녹음기를 몰래 넣어 수업내용을 녹취한 약 4시간 분량의 파일을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주호민 부부는 9세 아들의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학교에 보낸 뒤, 녹음된 A씨와 아들의 대화 내용을 토대로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교육과정에 학대 행위가 있었다는 게 주호민 측의 판단이다.
검찰은 녹음된 A씨의 발언이 장애인인 주 군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라고 판단, 지난해 12월 27일 A씨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 거야.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 등의 발언을 했다.
하지만 지난 8월 28일 열린 3차 공판에서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해당 아동이 맞춤반에 분리 조처되는 바람에 오전 내내 쉬는 시간 없이 장애 아동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야 했다"며 "당시 교실 전체 상황과 맥락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부만 반복할 게 아니라 연속적으로 들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녹음본에 대해) 공개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며 "A씨 모르게 녹음된 파일은 위법수집 증거에 해당하며, 증거에서 배제돼야 한다"라고도 지적했다. 현행법상 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한 자, 이에 따라 알게 된 통신 또는 대화 내용을 공개한 자에 대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이 법안은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대화를 하는 타인 간의 발언을 녹음하거나 청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녹음파일의 전체 재생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필요한 부분만 골라 1~2분 정도 들을 생각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다음 달 열리는 공판에서 녹음파일이 전체 재생되도록 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한편 주호민의 아들은 장애가 없는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듣던 중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려 학교폭력으로 분리 조처된 뒤, 현재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주호민이 특수교사가 자기 아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점을 문제 삼아 경찰 고소를 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 교육감은 "재판이 길어지는 만큼 신체적, 정신적으로 선생님 홀로 감내하시기 어려운 시간도 길어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선생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떳떳하게 임해주시길 부탁드리며, 기관 차원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9단독(곽용헌 판사)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받는 특수교사 A씨의 4차 공판을 오는 30일에서 내달 27일로 연기했다.
이와 관련, 전날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은 "유명 웹툰 작가의 초등 발달장애 아이를 학대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특수교육 선생님을 만났다"며 "연기된 공판에서는 아이 가방에 녹음기를 몰래 넣어 수업내용을 녹취한 약 4시간 분량의 파일을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주호민 부부는 9세 아들의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학교에 보낸 뒤, 녹음된 A씨와 아들의 대화 내용을 토대로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교육과정에 학대 행위가 있었다는 게 주호민 측의 판단이다.
검찰은 녹음된 A씨의 발언이 장애인인 주 군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라고 판단, 지난해 12월 27일 A씨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 거야.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 등의 발언을 했다.
하지만 지난 8월 28일 열린 3차 공판에서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해당 아동이 맞춤반에 분리 조처되는 바람에 오전 내내 쉬는 시간 없이 장애 아동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야 했다"며 "당시 교실 전체 상황과 맥락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부만 반복할 게 아니라 연속적으로 들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녹음본에 대해) 공개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며 "A씨 모르게 녹음된 파일은 위법수집 증거에 해당하며, 증거에서 배제돼야 한다"라고도 지적했다. 현행법상 통신비밀보호법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한 자, 이에 따라 알게 된 통신 또는 대화 내용을 공개한 자에 대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이 법안은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대화를 하는 타인 간의 발언을 녹음하거나 청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녹음파일의 전체 재생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필요한 부분만 골라 1~2분 정도 들을 생각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다음 달 열리는 공판에서 녹음파일이 전체 재생되도록 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한편 주호민의 아들은 장애가 없는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듣던 중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려 학교폭력으로 분리 조처된 뒤, 현재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주호민이 특수교사가 자기 아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점을 문제 삼아 경찰 고소를 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 교육감은 "재판이 길어지는 만큼 신체적, 정신적으로 선생님 홀로 감내하시기 어려운 시간도 길어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선생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떳떳하게 임해주시길 부탁드리며, 기관 차원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