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사흘 일정으로 개막한 유럽 최대 제약·바이오콘퍼런스 ‘CPHI 월드와이드 2023’ 참석자들이 SK팜테코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바르셀로나=안대규 기자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사흘 일정으로 개막한 유럽 최대 제약·바이오콘퍼런스 ‘CPHI 월드와이드 2023’ 참석자들이 SK팜테코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바르셀로나=안대규 기자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매출이 매년 두 배 이상 증가할 겁니다.”

요그 알그림 SK팜테코 대표(사진)는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글로벌 제약·바이오 콘퍼런스 ‘CPHI 월드와이드 2023’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계 CGT 시장이 내년 반등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SK팜테코 "신약 CMO로 5년 내 매출 2조원"
최근 바이오업황 악화로 CGT 시장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지만, 내년을 분기점으로 본 것이다. SK그룹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계열사인 SK팜테코는 이날 CGT 등 혁신 신약 생산 분야에서 5년 내 매출 1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업계 ‘톱3’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유럽과 미국을 대표하는 CGT CDMO업체 인수를 마무리한 만큼 단순히 규모의 경쟁이 아니라 차별화된 혁신 신약 생산 경쟁으로 업계 선두에 오르겠다는 전략이다.

○“2024년 CGT 시장 반등할 것”

세계에 CGT로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은 2300여 개다. 이 가운데 60~70%는 초기 개발 단계로 바이오벤처기업이 담당하고 나머지 후기 개발 단계를 글로벌 대형 제약사가 맡고 있다. SK팜테코의 주요 수주 타깃은 글로벌 대형 제약사다. 최근 초기 단계 기업 거래 비중이 높은 글로벌 CDMO업체들의 실적 부진에도 SK팜테코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배경이다.

알그림 대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CGT 신약 승인이 계속 증가해 1~2년 내 CGT 원료인 바이럴 벡터(인체에 치료용 유전자를 주입하는 바이러스 전달체) 공급 부족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바이오의약품에 대해선 4~5년 후 공급 과잉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연태 SK㈜ 바이오투자센터장은 “9000억원대 연매출 가운데 90% 이상이 합성의약품에서 나오지만 5년 내 이 비중을 50%로 낮추고 CGT를 50%로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CGT도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서 전체적으로 매출 2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다.

○프랑스 정부도 놓치기 싫었던 회사

SK팜테코는 합성의약품과 CGT를 모두 다루는 세계 몇 안 되는 CDMO기업이다. SK팜테코는 2017년부터 4건의 인수합병(M&A)을 통해 단일 규모로는 CGT CDMO분야 세계 최대 공장(미국 CBM)과 유럽 최대 공장(프랑스 이포스캐시)을 모두 확보했다. 이포스캐시는 독보적인 기술력 때문에 매각과 관련해 프랑스 언론의 반발이 심했다. SK팜테코가 프랑스 정부를 겨우 설득해 인수한 ‘보물 같은 회사’라는 평가다.

알그림 대표는 “미국과 유럽을 두 축으로 합성의약품과 CGT 역량을 결집해 세계 고객에게 독보적인 통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바이럴 벡터, 플라스미드 등 CGT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한 곳에서 생산하고 임상부터 상용화까지 모든 공정을 한 번에 지원하는 CDMO업체는 SK팜테코가 거의 유일하다는 평가다. 제약사들도 그동안 개별 발주하던 것을 SK팜테코를 통해 한꺼번에 발주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업계에서 글로벌 CDMO 절대강자인 론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곳이 SK팜테코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는 이유다.

알그림 대표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메신저리보핵산(mRNA) 등 다른 분야 수요도 준비 중”이라며 “올리고 핵산 치료제 생산시설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부지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