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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는 여의도라는 핵심 업무지구와 주변 신길동, 영등포동 등을 거느리고 있다. 영등포의 현재 한자명은 '永登浦'지만, '영등'의 근원은 바람을 관장하는 신 등을 의미하는 '靈登'으로 추정된다고 영등포구청 홈페이지는 안내하고 있다. 거기에 한강 변이므로 포(浦)가 결합했다는 설명이다.
영등포구는 조선시대에는 경기도 시흥으로 분류되던 곳이다. 다만 여의도는 한성부에 속해 있었는데 그때는 말을 키우는 공간이었다고 한다. 영등포 지역이 성장한 것은 구한말부터 일제시대까지다. 경기도 시흥군의 '군청'을 영등포리에 두면서 교통이 좋아지고 상업시설이 늘었다. 이후 1936년 일제가 경성부를 확대하면서 동부, 서부, 영등포 세 곳에 출장소를 설치했는데 이것이 현재 영등포구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1973년에 관악구를, 1977년에 강서구를, 1980년에 구로구를 각각 별도의 구로 떼어서 내보냈다. 강남이 영등포 동쪽이라서 '영동'으로 불리던 시절의 일이다.
영등포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산이 없는 구로 분류되기도 한다. 핵심 업무지구 중 하나인 여의도는 원래 비행장이었다. 1968년부터 여의도를 개발하면서 국회의사당과 시범아파트, KBS 등이 들어섰다. 1981년 '국풍81' 행사를 기억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1998년에는 여의도광장을 여의도공원으로 바꾸어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현재 영등포구에는 37만5675명(올해 1월 1일 기준)이 살고 있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5만999명(작년 11월 말 기준)이다. 총면적은 24.36㎢인데 이는 서울시의 4.02%에 해당한다. 이 중에서 주거지는 32.9%고 상업지역(10.71%)과 문래동 등 준공업지역(20.63%) 비중이 높은 편이다. 공원이 90곳으로 많다. 한강시민공원(1986년), 여의도 샛강 생태공원(1997년), 영등포 근린공원(옛 OB맥주 공장 이적지, 1998년), 여의도공원(1998년), 선유도공원(옛 선유 정수사업소 이적지, 2002년) 등이다.
늘어나는 복지지출 '고민'
영등포구의 한 해 예산 규모는 8300억원 정도다. 올해 본예산은 일반, 특별회계 등을 합해 총 8293억원이었다. 작년에 비해 5.6% 늘었다. 업무지구를 끼고 있기 때문에 지방세 수입이 그래도 꽤 된다. 올해 본예산 중에서 2168억원(26.15%)을 지방세로 충당했다. 지방교부세 수입은 173억원(2.1%), 조정교부금은 844억원(10.19%)에 그쳤다. 보조금(3533억원) 비중은 42.6%였다. 국고보조금 2106억원과 시도비 보조금 1427억원 등이다. 사회복지 관련 지출이 많은 것은 다른 구의 사정과 비슷하다. 전체 지출액의 절반을 조금 넘는 52.79%를 사회복지 지출 예산으로 잡았다. 노인과 청소년 관련 지출이 1489억원(17.97%), 보육 가족 여성 관련 지출이 1533억원(18.49%) 등이다. 기초생활보장(752억원), 취약계층 지원(500억원) 등도 꽤 된다.본예산을 기준으로 영등포구의 작년과 올해 지출 내용을 비교해 보면, 사회복지 관련 지출 규모가 12.4%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특히 취약계층 지원 금액이 86억원(21.01%) 늘었다. 보육 가족 여성이나 노인 청소년 관련 지출도 대개 12%가량 증가했다. 기초연금 등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가파르게 늘어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보훈 관련 지출이 22억원에서 33억원으로 49% 급증한 것은 구청장의 정무적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 관련 비용도 증가했다. 전체적인 환경 예산 규모는 작년 460억원에서 올해 508억원으로 10.37% 늘었는데, 폐기물 관련 지출이 11.52% 증가한 447억원으로 잡힌 것이 큰 영향을 줬다. 다른 부분은 대체로 조금씩 줄어들었다. 전체 예산이 5% 넘게 늘었지만 덩치가 큰 사회복지 지출이 12% 불어나면서 다른 부문 예산을 조금씩 깎아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영등포 장학재단, 미래 교육재단으로
이는 우연은 아니다. 민선 8기 최호권 구청장이 최근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분야가 사회복지 분야이기 때문이다. 영등포구청에 따르면 최 구청장은 취임 후 170여개 구내 경로당을 전부 방문하고 시설 개선 등을 약속했다. '어르신과 따뜻한 동행'을 내세우고 있는 최 구청장은 추가경정예산 등에 관련 비용을 포함했다. 구청에 따르면 '영등포 형 어르신 복지체계'의 전체 예산 규모는 1428억원인데 이 가운데 75억 원이 경로당 등 노년층이 주로 사용하는 시설을 개선하는 목적으로 쓰인다.영등포구는 또 미래과학 인재를 키우고 평생학습 도시를 조성하려는 목적을 위해 2015년 설립된 영등포구장학재단을 영등포 미래교육재단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구의회에서 관련 조례가 통과됐고 내년 초 새로이 재단을 출범할 수 있을 것으로 구청은 기대하고 있다. 현재 영등포구 장학재단은 관내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교에 입학한 학생 중 상위 7% 이내인 고 1학생이나 인재 육성 장학생으로 선발된 후 전년도 성적 상위 10% 이내 학생에게 180만원을 상하반기에 나누어 주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 구청장은 이 재단에서 단순 예산지원 대신 과학 인재 양성, 평생학습 지원, 도서관 관리, 발달장애인 지원 등까지 두루 맡는 방향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영등포구의 '교육 컨트롤 타워'로 기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관련 예산이 올해 4억원 편성됐고 내년에도 11억원을 편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해 국립과천과학관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서남권 시립과학관과 유아 과학 놀이터인 '서울상상나라' 유치를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고 구청은 밝혔다.
영등포에서는 도시정비 사업이 다양하게 진행 중이기도 하다. 재개발, 재건축 등 형태도 다양하다. 영등포구는 재건축 안전진단 비용 등을 지원해 주며 개발사업을 독려하고 있다. 관련 예산이 올해 18억원 잡혀 있다고 영등포구는 설명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