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방문을 계기로 1970~1980년대 대규모 건설 수주에 이은 ‘제2 중동붐’이 현실화하고 있다. ‘중동 빅3’(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국가와의 세일즈 외교에서 불과 1년 만에 792억달러(약 107조원)에 달하는 성과가 나온 것이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25일 카타르 도하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번 순방으로 윤 대통령 취임 후 107조원의 운동장이 중동에서 만들어졌다”며 “더 넓게 확보된 운동장에서 국민과 기업이 마음껏 뛸 수 있게 하자, 그래서 더 잘살 수 있는 미래를 앞당기자는 것이 윤 대통령이 ‘열사의 땅’에 온 이유”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카타르 방문을 통해 HD현대중공업의 39억달러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를 비롯해 모두 46억달러의 수주·투자 유치 실적을 올렸다. 지난 21~24일 사우디 국빈방문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의 24억달러 가스플랜트 사업 수주계약 등 156억달러 규모 성과를 냈다.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 당시 290억달러, 올초 윤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 방문 때 300억달러 투자 유치를 합하면 1년간 중동 빅3와 관련한 투자유치·수주계약은 792억달러에 이른다. 한국과의 첨단산업·방산 협력을 희망하는 중동 국가와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 및 투자 유치 확대를 원하는 한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국왕은 “카타르는 항만과 공항 운영, 농업, 종합 데이터서비스센터 구축, 의료서비스 제공 등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기술과 운영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며 한국과의 협력을 강하게 희망했다.

이어 열린 ‘한·카타르 비즈니스 포럼’에서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카타르에서 추진하는 석유화학 산업 육성이나 디지털 전환 등은 한국이 세계적으로 선도하는 분야라 많은 협력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첨단산업, 스마트팜, 보건의료, 문화 등 양국 간 새로운 산업 기반을 구축하고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고 했다.

도하=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