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자화상의 심리학·그때 그 시절, 우리가 사랑한 노래들
▲ 자화상의 심리학 = 윤현희 지음.
렘브란트 하르먼스 판레인(1606∼1669). 빈센트 반 고흐(1853∼1890), 에드바르 뭉크(1863∼1944), 앙리 마티스(1869∼1954), 프리다 칼로(1907∼1954) 등 유명 화가 16명이 남긴 자화상을 통해 이들의 삶과 시대의 흐름을 되새기는 책이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심리학자로 활동하는 지은이는 각 예술가의 궤적을 추적하고 이들이 남긴 개인적인 기록 등을 토대로 자화상을 재해석한다.

책에 따르면 1987∼1988년에 그린 것으로 알려진 '화가로서의 자화상'에서 고흐는 녹색이 감도는 검정 눈동자에 생명력을 느낄 수 없는 부자연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다.

[신간] 자화상의 심리학·그때 그 시절, 우리가 사랑한 노래들
지은이는 고흐가 파리에 머물던 시기가 "난방을 할 수 없을 만큼 가난했던 시절"이라며 "자화상마저 추위로 얼어붙은 것 같다"고 풀이했다.

뭉크는 팬데믹을 경험한 이 시대 독자의 눈길을 끄는 자화상을 남겼다.

그는 '스페인독감 중의 자화상'(1919)과 '스페인독감 후의 자화상'(1919)에 "살아남은 자의 황망함과 상흔"을 투영해 코로나19로 몸살을 앓은 현대인에게 강한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하다고 지은이는 평가했다.

[신간] 자화상의 심리학·그때 그 시절, 우리가 사랑한 노래들
문학사상. 376쪽.

▲ 그때 그 시절, 우리가 사랑한 노래들 = 배기성 지음.
현대사를 중심으로 역사의 현장에서 사람들이 즐겨 부른 노래를 시대적 배경에 대한 설명과 함께 엮은 책이다.

국사학을 전공한 지은이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노래가 된 '임을 위한 행진곡', 박종철 열사가 생전에 즐겨 부른 것으로 알려진 전태일 열사 추모곡 '그날이 오면'과 같은 민중가요에 얽힌 스토리를 소개한다.

책에 따르면 일견 평범한 가사의 노래도 억압받았다.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로 시작하는 록밴드 '신중현과 엽전들'의 곡 '미인'은 대학가에서 "한 번 하고 두 번 하고 자꾸만 하고 싶네"라고 개사되어 불린 탓에 공연·방송금지 처분을 받았다.

[신간] 자화상의 심리학·그때 그 시절, 우리가 사랑한 노래들
박정희 정권이 삼선 개헌을 한 것을 비판하며 '대통령을 그렇게 하고 싶냐'고 비판하는 의도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1970년대에 "새벽 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로 시작하는 '새마을 노래'나 "잘 살아보세 잘 살아보세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라고 강조하는 '잘 살아보세' 등을 이른바 건전가요로 권장한 것과는 대비된다.

책은 이미자, 이선희, 조용필 등 한국 가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굵직한 스타들의 노래에 얽힌 이야기도 함께 들려준다.

흠영. 184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