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전북 유족들 "변화 없어…특별법 제정 힘 모아달라"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족들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전북지부와 전북대책위원회는 26일 전주시 완산구 전동 풍남문 광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 앞에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진실규명을 통해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기자회견은 전북에 연고를 둔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희생자 159명 중 전북 연고자는 모두 10명이다.

고(故) 문효균씨 아버지 문성철씨는 "아이들이 세상을 떠났는데도 제대로 된 진상조사나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우리들은 그저 먼저 간 아이들의 명예를 되찾고자 한 것뿐인데 국가는 우리를 마치 정치적 반대자로 몰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59㎞를 걷고, 단식하고 삼보일배를 했음에도 여전히 국가는 우리를 봐주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다시는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유족들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태원 참사 전북 유족들 "변화 없어…특별법 제정 힘 모아달라"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고(故) 김주한씨 아버지 김영조씨는 "참사 이후 국가는 우리 아이들이 왜 세상을 먼저 떠나게 됐는지 대답하지 않았고, 가족들은 조용히 장례를 치르라는 무언가의 압력을 받았다"며 "아이들이 마치 마약과 연관된 것처럼 보도한 뉴스도 있어 가족들은 비참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고 비통한 마음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죽지 못해, 마지못해 살아가는 가족들에게 전주 풍남문 분향소는 유족들 간의 동질감을 통해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세상을 살아갈 힘을 조금씩 얻어가는 치유의 장소가 돼주었다"며 "격려와 위로의 말을 건네 준 시민대책위와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