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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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포르쉐의 최고 임원이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자동차 반보조금 조사를 비판했다. 중국인들이 포르쉐의 큰손 고객임을 감안할 때 "득이 될 게 없는 싸움으로 끝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루츠 메쉬케 포르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유럽과 중국 간에 임박한 전기차 관세 전쟁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EU 집행위는 지난달 "값싼 중국산 전기차가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주는 국가 보조금은 '불공정 관행'으로 규정했다. 구체적인 조사 방식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조사 결과에 따라 일종의 반덤핑 관세 혹은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국 전기차에 부과한 27.5% 수준에 가까운 관세가 EU 역내로 수입되는 중국 전기차에 부과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메쉬케 CFO는 "강력한 독일 자동차 제조그룹으로서 우리는 새로 부과될 관세에 맞서 싸울 것"이라며 "중국을 겨냥한 EU의 움직임은 스스로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중국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독일에는 더더욱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포르쉐와 BMW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분의1을 중국 시장에서 팔았다. 벤츠, 폭스바겐의 경우 40%에 육박했다

반면 스텔란티스, 르노 등 비(非)독일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의 경우 중국 시장 판매량이 많이 않다. 이 때문에 독일 자동차 업계를 중심으로 "EU의 조사 개시 결정은 프랑스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승리로 귀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포르쉐의 경우 관세 전쟁이 시작되면 타격이 더욱 클 것이란 전망이다. 모기업 폭스바겐그룹 등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중국 현지 공장을 세운 것과 달리 포르쉐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차량도 독일 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