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사태에 속내 복잡해진 한국투자증권…왜?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매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카카오뱅크 2대 주주인 한국투자증권의 속내도 복잡해지고 있다. 한투증권이 대주주가 되면 은행지주로서 보다 강한 규제를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지분은 '27.17%', 한투증권의 지분은 '27.17%-1주'다. 3대주주는 국민연금공단으로 5.3%를 가지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은행의 경우 최근 5년내 금융관련 범죄를 통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는 경우 10% 이상의 지분을 가질 수 없다. 재판부가 카카오에 대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한다면 1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한투증권 입장에서는 1대주주가 되는게 달갑지 않다. 한투증권은 한국금융지주의 자회사다. 카카오뱅크가 한투증권의 자회사가 되면 한국금융지주는 '은행지주회사'가 된다. 현재 비은행지주인 한국금융지주가 은행지주회사로 변경되면 강화된 공시의무, 자본적정성 규정 등 각종 금융 규제가 대폭 강화된다.

카카오 사태가 그룹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이어지게 되는 상황에 놓인셈이다. 한국금융지주로서는 강화된 규제를 받아들이거나, 가지고 있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매각해야한다. 한투증권이 27%가 넘는 지분을 가지고 있기에 지분매각시 '카카오발 블록딜'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그룹내 은행을 보유하게 되면서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기회라는 의견도 있다.

한투증권 측은 아직까지 뚜렷한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투증권측은 카카오의 주가조작 재판이 치열한 법리다툼을 벌이며 3년이상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당장 입장을 정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카카오의 주가조작 증거까지 가지고 있다는 입장이어서 벌금형을 피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강하다"며 "애꿎은 한투증권이 예상치 못한 리스크에 직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