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민 네오체어 공동대표(맨 왼쪽)가 26일 경기 고양시 장항동 본사에서 직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네오체어 제공
김재민 네오체어 공동대표(맨 왼쪽)가 26일 경기 고양시 장항동 본사에서 직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네오체어 제공
세계 최대 e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아마존에서 의자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기업은 국내 스타트업 네오체어다. 지난해 말 1위로 올라선 이후 줄곧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시디즈 등 국내 유명 의자 브랜드가 아마존에선 10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상황에서 거둔 성과다.

2017년 설립된 네오체어는 사무용 의자 전문 e커머스 기업이다. 네오체어의 핵심 경쟁력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동급 최강의 품질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다. 네오체어의 경영철학은 ‘이익을 덜 남기는 회사가 되자, 남을 거면 더 싸게 공급하자’는 것이다. 이상훈 네오체어 공동대표는 “직원에게 투자하거나 제품 개발에 들어가는 돈이 아니면 가급적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노력한다”고 26일 말했다.

남다른 물류 노하우도 경쟁력의 근간이다. 중국 베트남에서 생산한 의자를 미국으로 배송하는 선박 운송비와 미국 내 유통 물류시스템에 적용되는 ‘라스트마일’ 배송비 등은 글로벌 최저 요율 수준으로 최적화돼 있다. 물류회사 출신인 이 대표가 구축한 네트워크를 통해서다. 네오체어는 제품의 공간 활용을 늘리고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적재 효율을 극대화하는 ‘수직형 스마트 창고’ 도입을 추진 중이다.

빅데이터 분석 능력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창업 초기 고객 리뷰 10만 개를 일일이 분석하면서 쌓은 노하우다. 네오체어는 이를 신제품 개발에 적용하는 한편 고객 맞춤형 상세페이지를 통해 소비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 김재민 공동대표(CFO·CTO)는 “소비자의 리뷰 패턴과 궁금해하는 제품 카테고리별 고유 감성을 분석해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주력했다”며 “이런 방식을 적용하면서 아마존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엔 국내 온라인 시장에도 진출했다. 가성비와 품질에 소비자가 호응하면서 월평균 46%씩 성장했다. 쿠팡에선 이미 1위다. 이 대표는 “국내 의자 브랜드 제품 가격은 최소 두 배 이상 거품이 끼어 있다”며 “제품 개발은 하지 않고 10년 넘게 같은 금형 프레임에 천만 교체해 판매하는 업체가 수두룩하다”고 지적했다.

네오체어의 매출은 올해 7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수치다. 매년 성장 추이를 볼 때 내년엔 10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최근엔 일본 시장에도 진출했다. 내년부터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등으로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책상, 매트리스, 소파 등 가정용 카테고리로 품목도 확장한다. 김 대표는 “사무용 의자 경쟁에서 이긴 경험이 있기 때문에 가구업계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 e커머스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