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핼러윈 행사를 맞아 서울 마포 홍대 인근에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불법 건축물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시민을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경제신문이 서울 서교동의 클럽거리에서 반경 300m 이내 건축물 800여 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올해 신규로 적발된 불법 건축물은 14곳이었다. 기존 적발 건축물과 합하면 총 73곳에 달했다.

마포구에 따르면 구청은 이태원 참사 직후인 작년 11월부터 올 9월까지 불법 건축물 총 412건을 적발해 이행강제금 11억3576만원을 물렸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 당시 해밀톤호텔 서쪽 골목에 있는 불법 증축물(가벽)이 골목을 3.2m로 좁혀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각 지방자치단체는 불법 건축물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좀체 바뀌지 않고 있다. 마포구는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가 몰리는 지역의 바닥을 붉은색으로 칠해 ‘레드로드’로 관리하고 있는데, 바로 이곳에도 불법 건축물이 적지 않다.

경찰이 인파 운집 구역으로 관리한 장소에 오히려 더 불법 건축물이 많았다. 사람이 몰리는 만큼 장사가 잘되고, 벌금 이상의 돈을 벌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가게 3곳이 입점한 건물을 ‘통으로’ 증축해 속옷가게, 옷가게, 주얼리숍 등으로 버젓이 운영 중인 것을 확인했다. 길이 20m짜리 철제 구조물을 건물 전면부에 1.5m 폭으로 붙여 내부 공간을 발코니 넓히듯 확장해서 쓰는 방식이다. 마포구는 2014년 이곳을 불법 건축물(30㎡)로 적발해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건물주와 상인들은 벌금을 내고 배짱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

탕후루집 앞에 설치된 지름 0.6m, 높이 1.6m의 탕후루 모양 철제 구조물은 행인들을 위협하듯 솟아 있었다. 인근 곱창집은 천막과 철 파이프를 이용해 폭 0.7m의 불법 증축물을 13m 길이로 설치해 폭 3.8m의 골목이 더 좁아 보였다. 서울 홍대 클럽거리 인근 한 술집은 불법으로 건물을 폭 0.6m, 길이 11m만큼 증축(6.4㎡)해 지난달 마포구에 적발됐다. 철제로 벽을 세우고 비닐로 덮은 불법 증축물에서 테이블 7개를 더 돌리려고 한 것이다. 건물 뒤편에도 18㎡ 규모로 불법 증축물을 설치했다.

마포구 관계자는 “불법 건축물 단속과 시정 명령의 강도를 더 높일 것”이라며 “핼러윈에도 골목길 사고가 나지 않도록 조기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강호/안정훈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