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3분기 3조8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북미 유럽 인도 등의 판매 증가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확대가 영업이익을 대폭 끌어올렸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현대차는 전기차 생산·판매 계획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현대차,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1조 돌파 '사상최대'
현대차는 3분기 매출 41조27억원, 영업이익 3조8218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7%, 영업이익은 146.3% 증가했다.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이다. 영업이익률은 9.3%로 작년 3분기(4.1%)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1조652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9조8198억원)을 뛰어넘었다.

판매 증가가 밑바탕이 됐다. 3분기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104만5510대를 판매했다. 국내에서는 신형 싼타페 등 SUV 인기로 전년 동기보다 2.8% 늘어난 16만6969대를 팔았다. 해외에서는 부품 수급 개선에 따른 생산 증가와 북미 유럽 인도 등 주요 시장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87만8541대가 팔렸다.

제네시스, 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진 것도 실적 상승의 배경이다. 제네시스 판매 비중은 5.1%, SUV는 54.7%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0.2%포인트, 4.1%포인트 상승했다. 친환경차 판매는 하이브리드카 라인업 강화와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판매 증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3.3% 늘어난 16만8953대를 기록했다.

매출 원가율이 낮아진 것도 영업이익 개선에 한몫했다. 매출 원가율은 전년 동기보다 1.1%포인트 내려간 79.4%를 나타냈다. 부품 수급 상황 개선에 따른 가동률 상승과 원자재 가격 하락 덕분이다. 판매보증 비용 감소에 따라 매출 대비 판매관리비 비율도 전년 동기보다 4.1%포인트 낮아진 11.3%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4분기에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높은 금리 수준 등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2분기 때 올려 잡은 올해 연간 실적 목표 달성은 충분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영업이익 목표치는 최대 14조7500억원이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위축 우려에도 당장 생산을 축소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서강현 현대차 부사장(기획재경본부장)은 “급하게 생산을 줄일 생각은 없다”며 “지금 잠깐 허들이 있더라도 기본적으로 전기차는 우상향 곡선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역시 계획대로 내년 하반기 생산 일정을 맞출 예정이다.

3분기 배당은 2분기와 마찬가지로 주당 1500원으로 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친환경차 판매 증가, 생산 및 판매 최적화, 제네시스 GV80 부분 변경 및 GV80 쿠페 등 고부가가치 차종으로의 점유율 확대와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