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시울 붉힌 한성봉 "에이스 임호원 덕분"…임호원 "파리 도전"
"희귀질환 때문에 운동 그만둘까도 고민했는데…. 공격 주로 맡은 '에이스' 호원이가 많이 부담됐을 거예요.

"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복식에서 '에이스' 임호원(스포츠토토 코리아)과 짝을 이뤄 금메달을 합작한 한성봉(달성군청)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임호원과 한성봉은 2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테니스 남자 복식 결승에서 말레이시아의 빈유소프 모하맛 유샤즈완-빈보르한 아부 사마 조에 2시간 33분 만에 2-0(6-2 6-3)으로 승리했다.

지난 2018 인도네시아 대회 남자 복식에서 은메달을 땄던 임호원은 두 번째 대회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한성봉은 자신의 장애인아시안게임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한성봉은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경기 내내 긴장도 많이 되고, 굉장히 힘들었는데 끝나고 나서는 울음이 날 것 같았다"며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금메달로 장식해 굉장히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임호원은 "(한)성봉이 형에게 감사하다"고 한 뒤 "기쁨의 눈물이 조금 났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눈시울 붉힌 한성봉 "에이스 임호원 덕분"…임호원 "파리 도전"
매치포인트를 따낸 뒤 얼굴을 감싸고 눈물을 흘린 임호원을 두 팔로 꼭 껴안았던 한성봉은 그 순간을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호원이가 8강 중국전부터 부담이 심했던 것 같다"고 한 뒤 말을 잇지 못하던 한성봉은 눈물을 훔치며 "같이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순간과 즐거웠던 순간이 스쳐 지나간다"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1년 연기된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은 두 선수에게 전화위복이 됐다.

한성봉보다 15살 어린 임호원은 "워낙 친한 형 동생 사이로 지내고 있다.

작년에는 둘 다 컨디션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대회가 밀리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눈시울 붉힌 한성봉 "에이스 임호원 덕분"…임호원 "파리 도전"
한성봉 역시 "척수공동증이라는 희귀질환 때문에 체력이 많이 떨어졌었다.

운동을 포기할까도 생각했다"며 울먹인 뒤 "체력을 잘 준비할 수 있는 시간으로 삼았다.

결과가 잘 나와서 만족한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1세트에서 게임스코어 6-2로 앞서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2세트 초반 상대의 거센 반격에 고전하며 3-3까지 막상막하 승부를 펼쳤다.

임호원은 "1세트는 우리가 준비한 대로 상대를 끌어 들여 경기가 잘 풀렸는데, 2세트는 상대가 준비한 흐름에 우리가 말리면서 소극적으로 플레이했던 것 같다"며 "그래도 마지막에 잘 이야기하면서 긴장도 풀고 우리의 플레이를 해 이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한성봉은 "우리나라 에이스인 호원이에게 공격을 주로 맡겼다.

나는 뒤에서 백업하면서 좋은 공을 만들어주거나 호원이가 상대를 흔들어 놨을 때 빈틈을 보고 공격에도 나서는 등 역할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눈시울 붉힌 한성봉 "에이스 임호원 덕분"…임호원 "파리 도전"
매치포인트를 앞두고는 마음을 다잡기도 했다.

한성봉은 "매치포인트다 보니 (부담감에) 조금 더 위축될 수도 있는데, 그러지 말고 일반 포인트로 생각하고 임하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아시아 무대를 평정한 두 사람은 이제 세계 무대를 바라본다.

임호원은 "패럴림픽에서는 아직 메달이 없어 아쉽다.

내년 파리 패럴림픽에 성봉이 형과 함께 할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기대했고 한성봉 역시 "패럴림픽에서도 메달 획득을 위해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